[데일리 이슈] 2022-10-31 오후 2:00:38

푸틴, 우크라이나와 체결한 '흑해 곡물 수출 협정' 무기한 중단... 국제 식량난 악화


러시아가 크림반도에 주둔한 자국 흑해함대를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으로 공격했다는 이유로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인 흑해 곡물 수출 협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 군함을 향한 우크라이나의 테러 행위에 대응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항구에서 농산물 수출에 관한 협정 이행에 대한 참여를 무기한 중단한다"라며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선박을 통제하는 이스탄불 합동조정센터(JCC) 내 러시아 대표단에 적절한 지시가 내려졌다"라고 밝혔습니다.

 

흑해 곡물 수출 협정은 지난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터키)의 중재로 11월 19일까지 총 120일간 흑해를 지나는 곡물 수출 선박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체결됐는데요. 이 협정으로 전쟁 이후 중단됐던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재개되면서 세계 식량난 완화에 도움을 줬습니다.

 

그러나 러시아가 협정을 중단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은 다시 막히게 되고 안정을 찾았던 세계 식량 가격도 다시 치솟을 전망입니다. 이에 미국 등 서방은 러시아의 협정 파기가 전 세계의 식량난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일이다. 그들(러시아)은 항상 그런 터무니없는 일을 할 어떤 근거를 찾는다"라며 "(곡물 수출 협정 중단은) 기아를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측 러시아의 드론 공격 주장을 즉각 부인하고 러시아가 또다시 식량을 무기로 삼았다고 비난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기근으로 위협하는 전략을 취하려는 시도"라며 "러시아를 G20에서 축출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식량 안보 위기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설탕 수출 제한 조치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인도는 세계 설탕 생산 1위, 수출 2위 국가입니다.

 

30일(현지시간) <인디언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들은 인도 대외무역총국(DGFT)이 발표한 공고문을 인용해 인도 정부가 내년 10월 말까지 설탕 수출량을 제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인도 정부는 지난 5월 설탕 수출 제한 조치를 도입한 바 있는데, 이번 결정으로 수출 제한이 1년 더 연장된 것입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설탕 수출을 완전히 금지하지는 않고 대신 향후 1년간 수출 물량을 약 800만t으로 제한할 계획입니다.

 

또 이번 조치는 설탕 가격이 요동치는 등 국내외 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내수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실제로 올해 국제 설탕 가격은 세계 설탕 수출 1위 국가인 브라질의 생산량 감소와 유가 인상 등 요인이 겹쳐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브라질에서는 석유 대체재인 바이오에탄올 연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많은 공장이 사탕수수로 설탕 대신 에탄올을 생산해 악재를 더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