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2025-04-04 오후 5:46:55

지속되는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 침체기 '뤼튼', '아모지'만 웃었다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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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더브이씨가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집계한 투자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투자 금액은 1조 2,36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투자건수는 243건으로 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스타트업 투자 2021년 정점 후 하락세... 올해 1분기 투자 규모 역대 최저

출처 = 더브이씨
출처 = 더브이씨

국내 스타트업 투자 시장은 2021년 정점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분기별 투자 추이를 살펴보면, 2022년 1분기 5조 9,685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다가 2023년부터 분기당 약 1.5조~2조 원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번 1분기 투자 금액인 1조 2,363억 원은 지난해 4분기(1조 5,676억 원) 대비 21%, 지난해 1분기(1조 2,824억 원) 대비 4% 감소한 수치로, 최근 4개년(2021~2024년) 1분기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라운드별로는 초기 단계 투자(시드~시리즈 A)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세부적으로 시드 279억 원(67건), 프리 A 565억 원(48건), 시리즈 A 3,205억 원(66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4,592억 원(254건) 대비 금액은 12%, 참여 건수는 29% 줄었다. 후기 라운드(시리즈 D~프리 IPO) 투자 규모 역시 2,290억 원으로 21% 감소했다.

반면, 중기 라운드 투자는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500억 원 이상 규모의 대형 투자가 시리즈 B와 C로 몰리면서 투자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총 6,024억 원에 달했다.

[산업 분야별] 바이오·의료·헬스케어 35%↓ 환경·에너지 332%↑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더브이씨)
인포그래픽 = 최미래 기자 (자료출처: 더브이씨)

산업 분야별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바이오·의료·헬스케어 분야가 2,489억 원(42건)의 투자를 유치하며 최대 비중인 20%를 차지했고, △환경·에너지(18%) △엔터프라이즈·보안(15%) △패션·뷰티(9%) △음식·외식(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주목할 점은 투자 시장의 전반적 침체 속에서도 환경·에너지 분야 등 일부 영역에서는 큰 폭의 성장률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바이오·의료·헬스케어 분야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으나, 환경·에너지 분야는 2,181억 원(14건)으로 무려 332% 급증했다. 이는 아모지 820억 원, 리코 585억 원 등 500억 원 이상 대형 투자가 연달아 이루어진 결과로,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와 친환경 에너지 전환 정책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같은 기간 패션·뷰티 분야는 1,068억 원(19건)의 투자를 유치하며 150%의 성장률을, 엔터프라이즈·보안 분야는 1,857억 원(26건) 규모의 투자를 통해 4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집중됐으며, 보안 분야에서는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함께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보안 솔루션에 대한 수요 증가가 성장을 견인했다.

[지역별] 창업 생태계 양극화 심화... 울산·대전·충청남도·경상북도는 증가세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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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생태계 양극화는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스타트업이 6,361억 원으로 전체 투자액의 41%를 차지했으며, 경기도가 2,749억 원으로 18%를 비중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서울 소재 스타트업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지만, 경기도 소재 스타트업은 39% 증가하면서 전체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으로 몰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높은 투자 증가율을 기록하며 개선세를 보였다. 울산광역시는 전년 동기 대비 273% 증가한 190억 원을 유치했으며, △충청남도 735억 원(117%↑) △경상북도 62억 원(63%↑), △대전광역시 287억 원(23%↑)의 자금을 확보했다. 지역별 특화 산업과 연계한 스타트업 육성 정책과 지역 혁신 생태계 조성 노력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해외에 기반을 둔 한국 스타트업들도 1,11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9% 급증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한국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들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 유형별] 대기업·중견기업 투자 70% 이상 줄고, 해외 투자 규모는 20% 올랐다... 뤼튼·아모지가 주도

투자자별로는 기업벤처캐피탈(CVC)을 제외한 7곳이 저조한 참여율을 기록했다. 대기업·중견기업의 투자 건수는 2024년 1분기 38건에서 19건으로 50% 줄었고, 사모투자회사는 40% 감소해 9건에 그쳤다. 이 외에 기타 투자자들은 33%(28건), 스타트업·중소기업은 31%(18건), 액셀러레이터는 27%(99건), 벤처캐피탈은 19%(111건), 금융회사·은행은 16%(52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투자 규모 측면에서도 대기업·중견기업과 사모투자회사가 각각 73%, 68% 축소되며 가장 위축된 심리를 나타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투자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23% 확대된 1,752억 원을 달성했다. 미국의 굿워터캐피탈, 비알브이캐피탈매니지먼트 등이 참여한 뤼튼테크놀로지스의 1,080억 원(프리 B 포함) 규모 시리즈 B 라운드와 아람코벤처스가 주도한 아모지의 820억 원 규모 시리즈 C 라운드 등이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 증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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