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2025-08-19 오후 3:11:17
벤처투자 시장 '훈풍'에 퓨리오사AI·비나우 1조 원 클럽 합류... K-게임·콘텐츠에 투
벤처투자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가 포착됐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5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및 벤처펀드 결성 동향에 따르면 신규 벤처투자액은 2년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고,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신규 벤처투자, 2년 연속 상승세로 5.7조 원 기록
2025년 상반기 신규 벤처투자 규모는 총 5조 6,780천억 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5조 4,856억 원) 대비 3.5% 증가했다. 이는 2023년 이후 2년 연속으로 투자액이 상승한 것으로, 벤처투자 시장의 회복세를 명확히 보여준다.
또한 벤처투자회사·조합으로부터 3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기업 수가 2024년 상반기 1개 사에서 2025년 상반기 5개 사로 늘어나면서, 일부 유망 기업에 대한 집중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같은 기간 기업당 투자규모도 23억 원에서 29.9억 원으로 29.7% 확대됐다.
◆벤처펀드 신규 결성 6.2조 원, 민간 자금 유입 두드러져
벤처펀드 신규 결성액 역시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며, 벤처투자 시장 활력에 크게 기여했다. 2025년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 규모는 6조 1,68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이는 2022년(8조 6,821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이다.
출자자 유형별로는 정책금융의 출자가 전년 대비 8% 증가했고, 민간 부문은 22% 증가하며 펀드 결성액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민간 부문 내에서 연기금·공제회와 일반법인 출자액이 각각 130%, 58%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AI 반도체 '퓨리오사AI', K-뷰티 '비나우' 유니콘 등극... 벤처투자 마중물 역할 톡톡
이번 상반기 벤처투자 시장의 성과는 새로운 유니콘 기업의 탄생으로도 이어졌다. 벤처투자회사·조합의 투자를 받은 기업 중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인 '퓨리오사AI'와 화장품 생산·판매 기업인 '비나우'가 처음으로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AI와 K-뷰티 산업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퓨리오사AI
2017년 4월 설립된 퓨리오사AI는 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이다.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고성능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설계해 국내외 AI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회사는 AI 컴퓨팅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핵심 비전으로 AI 컴퓨팅 솔루션을 개발·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퓨리오사AI는 한국산업은행, 기업은행, 케이스톤 파트너스, PI 파트너스, 카카오 인베스트먼트로부터 1억 2,5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라운드를 유치했다. 이로써 누적투자금은 2억 4,600만 달러에 달했다.
시리즈 C 라운드에 참여한 김도영 카카오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퓨리오사AI는 AI 추론을 위한 GPU에 대한 강력한 대안을 구축했으며, 텐서 수축 프로세서 칩 아키텍처는 차세대 AI 애플리케이션에 필수적인 성능과 전력 효율성을 제공한다"라며 "그들은 AI 하드웨어를 혁신할 수 있는 적절한 기술과 적절한 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들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전했다.
투자금은 RNGD 생산 규모 확장과 차세대 칩 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다. 퓨리오사AI는 증가하는 글로벌 고객을 지원하기 위해 제조를 가속화하고 초효율 AI 컴퓨팅의 한계를 더욱 뛰어넘기 위해 다음 칩을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RNGD는 데이터센터용으로 설계된 고성능 AI 가속기로, 거대언어모델(LLM)과 멀티모달 모델의 효율적인 추론에 특화돼 있다.
RNGD에 대해 LG AI 리서치는 높은 성능을 제공하고 저지연 서비스 요구 사항을 충족하며 이전 GPU 솔루션에 비해 에너지 효율성이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LG AI 리서치에 따르면 RNGD는 GPU 기반 솔루션에 대비 LLM의 와트당 성능이 2.25배 뛰어났다. 또한 엑사원(EXAONE) 모델에 적용한 결과, RNGD 기반 랙은 동일한 전력 제약 조건 내에서 작동하는 GPU 랙 보다 3.75배 더 많은 토큰을 생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나우
2018년 8월 설립된 비나우는 뷰티브랜드 넘버즈인과 퓌를 운영하고 있다. 설립 5년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K뷰티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2,6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수익성 부분에서도 영업이익 750억 원, 영업이익률 28.2%에 달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올해 4월 CJ온스타일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에 성공했다. CJ온스타일은 비나우를 제2의 에이피알로 점찍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비나우는 에이피알을 잇는 조단위 K뷰티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며 "상품 공동기획과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채널 확장 등 지원으로 국내외 시장에서 '제2의 에이피알'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비나우는 올해 매출 4,500억 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세웠으며, 내년 상장을 목표로 지난해 9월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하는 등 기업공개(IPO)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피투자기업 업종별 '희비' 교차… 게임산업 투자 증가율 100%로 1위
업종별로는 희비가 갈렸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흐름 속에서 바이오·의료, 게임, 유통·서비스 분야가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반면, 전통 제조업 및 일부 ICT 분야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시장의 기술 혁신 가속화과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따라 자본이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신기술과 콘텐츠 분야로 집중한 모습이다.
가장 눈에 띄는 업종은 게임산업으로, 투자금액이 전년 대비 무려 99.8% 급증한 1,768억 원을 기록했다. 콘텐츠산업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상·공연·음반 분야도 40.0% 증가한 2,311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성공적인 자산화 사례들이 늘어나면서 투자 시장에서 게임과 콘텐츠산업은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유통·서비스 분야는 19.9% 늘어난 5,443억 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으며, 바이오·의료 분야는 14.5% 증가한 9,767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해 금액면에서는 가장 큰 증가폭(1,240억 원↑)을 나타냈다. 화학·소재와 기타 업종도 각각 12.6%, 28.9% 증가했다.
반면, 전통 제조 및 ICT 관련 업종은 투자 감소세가 우세했다. 전기·기계장비 분야는 18.1% 감소한 7,971억 원, ICT서비스 분야는 16.0% 줄어든 1조 1,128억 원을 기록했다. ICT 제조 분야 역시 7.2% 감소한 4,640억 원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