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ISSUE] 2025-08-07 오후 6:33:52
AI 반도체 스타트업 디노티시아, 사피온 기술 탈취 혐의 대표·임직원 구속... 사측 "사
AI 반도체 산업이 차세대 전략 기술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 유망 스타트업 디노티시아가 기술 유출 의혹에 휘말리며 산업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전 직장에서 핵심 기술을 무단 반출한 혐의로 대표가 불구속 기소되고 임직원 2명이 구속된 데에 따른 것이다. 디노티시아는 기술 탈취 창업 의혹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국내 AI 반도체 기업 전반에 대한 글로벌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피온 기술 유출 혐의로 디노티시아 대표·임직원 기소
정무경 디노티시아 대표가 국내 AI 반도체 개발사 '사피온'에서 퇴직하는 과정에서 첨단기술로 지정된 핵심기술을 빼돌려 회사를 창업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6일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박경택 부장검사)는 정무경 디노티시아 대표를 불구속 기소, 관련 직원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혐의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이다.
정 대표는 사피온의 CTO(최고 기술 관리자)로 재직하다 2023년 3월 퇴사했으며, 같은 해 6월 디노티시아를 설립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외장하드를 이용해 최신형 AI 반도체의 아키텍쳐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적용했다.
디노티시아 임직원 2명 역시 사피온에서 팀장급으로 근무하며 2024년 1~6월 사이 외장하드 및 개인 클라우드를 통해 AI 반도체 소스코드를 비롯한 각종 기술 자료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비슷한 시기 디노티시아로 합류했으며 유출 자료들의 평가 가치는 약 28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국내 AI 반도체 산업이 지속 가능하고 경쟁력 있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과 같은 기술 유출 등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엄정한 대응이 필수적"이라며 "미래 먹거리인 첨단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협하는 산업 기술 유출 범죄을 강력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노티시아, 기술 유출 낙인으로 글로벌 성장 차질 우려
이와 관련해 디노티시아는 7일 공식 입장을 내고 "회사 차원에서는 기술 유출을 인지하지 못했으며, 일부 구성원의 개별 행위는 회사의 전략적 방향이나 기술 개발과는 무관하다"라며 선을 그었다.
특히 디노티시아 측은 "자사가 개발 중인 VDPU(Vector Data Processing Unit)는 사피온의 NPU(Neural Processing Unit)와는 설계 목적과 기술 구조 모두 다르다"라며 "NPU는 인공지능 모델의 연산을 고속 처리하는 엔진 역할이고, VDPU는 의미 기반 검색을 위한 벡터 데이터베이스 연산을 처리하는 전용 가속기다"라고 주장했다. 자동차로 비유하면 NPU는 엔진, VDPU는 네비게이션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디노티시아는 설립 초기부터 VDPU 개발 및 AI 솔루션 기술에만 집중해 왔으며, 투자자들에게도 일관되게 VDPU 중심의 기술 로드맵을 제시해 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회사가 주력하는 '벡터 데이터베이스' 분야는 NPU 중심의 AI 반도체와는 다른 기술 지향점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앞서 디노티시아는 벡터 데이터베이스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CB 인사이트가 선정한 '2025 글로벌 AI 100'에 국내 기업으로는 드물게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을 무단 활용하거나 이를 바탕으로 창업한 사실은 없다"고 거듭 반박하면서 "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AI 시장에서 독보적인 국내 유망 스타트업이 해외 유수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입장을 전했다.
다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부 임직원의 보안 인식 부족에 책임을 통감하며, 내부 통제 강화 조치를 시행 중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정보보안 시스템 고도화, 기술 자료 관리 체계 정비, 전 직원 대상 보안 교육 강화 등을 통해 재발 방지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디노티시아는 현재 VDPU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계획대로 양산에 성공할 경우 세계 최초의 벡터 데이터베이스 가속기가 탄생할 전망이다. 회사는 기술 상용화를 통해 글로벌 AI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기술적·사업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디노티시아의 기술 유출 사태와 관련해 업계 안팎에서는 국내 AI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신뢰도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시장 신용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터진 사건인 만큼, 여파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AI 반도체 기업들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먼저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