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2-12-13 오후 12:10:52

中 감기약 사재기 대란에 품귀 사태까지... 감기약 가격 인상 전망


제로 코로나 방역 정책을 고수하던 중국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중국 발열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당국은 최근 PCR(유전자증폭) 전수 검사를 폐지하는 등 방역 조치를 빠르게 완화하고 있습니다.

 

12일 중국 현지 매체 <시대재경>은 "베이징 등 중국 전역에서 발열 환자가 급증, 진료 병원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관영 매체 <베이징일보> 보도에 따르면 약 5천 건가량이었던 일일 구급 요청 전화가 최근에는 하루 최다 3만 건까지 치솟으면서 베이징시의 구급 대응 역량을 훨씬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당국의 방역 정책 완화 이후 구급 전화가 평소 대비 6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베이징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지난 8일 오후 발열 증세로 민항병원에 갔는데 진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긴 행렬을 이뤄 1∼2시간이 지나야 진료소로 들어갈 수 있었다"라고 전했습니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완화하는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포기하면서 감기약 사재기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감기약 품귀 사태까지 발생하면서 국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1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최근 감기약 원료를 수입하는 제약사들에게 공문을 보내 원료를 미리 확보하는 등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는데요. 국내 제약사들은 해열진통제 등 감기약 원료를 중국으로부터 들여오는데, 중국의 감기약 대란으로 원료 수입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식약처는 "중국의 감기약 품귀 사태로 감기약 원료 수입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업체에서는 해당 원료를 조속히 확보하는 등 감기약 생산 및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 달라"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이미 중국의 감기약 품귀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타이레놀 주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제조하는 한 기업 관계자는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료의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생산에 차질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의약품 허가를 받을 때 원료를 어디서 가져오는지도 등록해야 해서 갑자기 수입처를 바꾸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공문이 내려와도 현실적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업계 관계자도 "중국에서 품귀 상황이 계속되면 원료를 '전략 물자'로 취급해 해외 반출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라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중국 내 감기약 품귀 사태가 한국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감기약 가격이 인상될 전망입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가 '탁센'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후통이나 두통에 쓰는 진통제 '탁센'은 코로나19로 수요가 급증하며 약국 판매량 5위권에 드는 녹십자 대표 소염진통제인데요. 평균 소비자가 3000원에서 내년 2월 5%가량 인상해 3200원 정도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GC녹십자 측은 "원재료 값이 올라서 소폭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인상 폭과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탁센을 시작으로 다른 감기약 가격도 줄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는데요. 도매상을 중심으로 <동화약품의 판콜>과 <보령의 용각산(진해거담제)> 인상 소식이 돌면서 일부 약국들은 재고 확보에 나섰습니다.

앞서 지난 가을 <동아제약의 판피린>과 <대원제약의 콜대원> 가격은 원료값 인상을 이유로 10%가량 오른 바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중국의 방역 완화 조치가 감기약 가격 인상을 부추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방역을 완화하면 의약품이 많이 소비되면서 원료 수요가 증가한다"라며 "국내 의약품 원료의 주요 수입처는 중국이기 때문에 중국의 방역 완화는 의약품 원료 공급가를 인상시킨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