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2026-01-27 오후 3:10:23
[방산] 방산 스타트업으로 돈이 몰린다… '전장의 OS'를 노리는 자본
방위산업이 기존의 중장비 위주에서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기반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국내 방산 빅4가 대규모 수주 잔고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방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벤처 투자 자금도 크게 유입되고 있다.
2026년은 'K-방산' 시험대… 지난해 국내 방산 빅4 수주 '100조' 돌파
2025년 국내 방산 업종은 전년도 주요 정치 이슈로 인해 연초부터 투자 심리가 다소 위축된 상태로 출발했다. 그러나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 미국이 동맹국을 대상으로 방위비 분담 확대를 강하게 요구하면서 글로벌 무기 수요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졌다. 이와 함께 방산 업종 전반의 투자 심리도 반등세로 전환됐다.
수주 또한 2023~2024년 감소세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발표에 따르면 2025년 해외 방산 수출 실적은 152억 달러를 기록했다. 폴란드 K-2 2차, 필리핀 FA-50, 폴란드 천무 3차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한 결과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한국항공우주 등 주요 방산 빅4 기업의 수주 잔고도 1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확보한 일감이 앞으로 몇 년간의 매출과 이익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된 것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유럽과 중동에서 확보한 수주 물량이 2026~2027년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를 '실적을 기다리는 중간 단계'로 평가하는 시각이 우세하다.
2026년은 K-방산이 구조적인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협의가 이뤄진 여러 해외 프로젝트들이 올해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군 사업, 노르웨이 천무, 스페인 K-9, 루마니아 레드백 장갑차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현대로템은 이라크·루마니아·페루 전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는 이집트 FA-50 및 KF-21 수출 가능성을 타진 중이며, LIG넥스원 역시 말레이시아 해궁(해상유도무기), 미국 비궁(근접방어체계) 사업 등으로 해외 포트폴리오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에 실적 측면에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가능성 등 다양한 변수가 상반기 실적 변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 산업의 리스크 요인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 가능성 △폴란드 1차 사업 종료에 따른 매출 공백 △유럽 방위산업 지원 프로그램(SAFE) 집행 과정에서의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 등을 지적하면서, 상반기 내내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방산 산업 긍정적 요인 ① - 미국의 고립주의·끝나지 않는 분쟁이 만든 '지속 수요'
단기적인 리스크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방산 산업은 미국의 고립주의와 전 세계적으로 끊이지 않는 분쟁으로 인해 발생하는 '지속 수요'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은 국방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나섰으며, 동맹국에도 국방비 예산 확대 압박을 가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27년 국방 예산을 1조 5,000억 달러로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방수권법(NDAA)의 2026 회계연도 국방 예산인 9,010억 달러 대비 70% 가까이 증액된 규모다.
이에 한국을 포함한 미국 동맹국도 미국의 국방 예산 증액 기조에 맞춰 국방 예산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국방비 목표를 기존 GDP 대비 2%에서 5%까지 상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한국도 2026년 국방 예산을 전년 대비 7.5% 증가한 65조 8,642억원으로 확정했다. 향후 국내 정부는 국방비를 GDP의 3.5% 수준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방산 산업 긍정적 요인 ② - 국제 정세 불안정 심화, 디지털 방산 스타트업 투자 이끈다
지정학적 환경 역시 방산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2025년에도 여러 차례 휴전 논의가 있었으나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은 이란의 개입으로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긴장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밖에도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 예멘을 둘러싼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이해관계 충돌 등 새로운 갈등도 산발적으로 발생 중이다.
이처럼 불안정한 국제 정세 속에서 방산 수요는 기존 전차, 포병, 탄약을 넘어 정보, 정찰, 지휘통제, 사이버 방어 등 디지털 분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 자율주행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반 무기 등이 전쟁 양상을 변화시키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방산 테크 스타트업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최근 방산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 원브리프와 디펜스 유니콘스가 대형 투자 유치에 연이어 성공했다.
현대식 명령 운영체제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원브리프는 23일(현지시간) 시리즈 D 라운드에서 2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원브리프는 군의 작전 계획과 의사결정 과정을 지원하는 AI 기반 협업 및 플래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배터리벤처스와 사파이어벤처스가 공동 주도한 이번 라운드에는 세일즈포스벤처스, 제너럴캐털리스트, 인사이트파트너스 등이 참여했으며, 투자 이후 원브리프의 기업가치는 약 21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불과 몇 달 전인 시리즈 C 당시보다 약 두 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회사는 확보한 자금을 AI 기반 지휘통제 플랫폼 고도화와 미군 및 동맹국 지휘체계에 특화된 '전장 운영체제' 구축에 투입할 계획이며, 전장 전체를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하는 인프라 사업자로 성장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 일환으로 원브리프는 국방 안보 문제에 최첨단 게임 기술을 접목하는 방위산업 기업 '배틀로드 디지털'을 인수하기도 했다.
국방 산업 전문기업 디펜스 유니콘스는 13일(현지시간) 1억 3,6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회사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은 결과다. 회사는 미국 국방부와 정보기관 등 국가 안보 임무 시스템에 소프트웨어를 신속히 배포·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 중이며, 군사 시스템 분야에서 전년 대비 300%의 도입률 증가 성과를 달성했다.
이번 투자로 디펜스 유니콘스는 기업가치 10억 달러를 돌파하며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하게 됐다. 회사는 추가 확보한 자본을 활용해 국방 분야의 현대화를 위한 UDS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UDS는 임무 애플리케이션의 패키징, 배포, 모니터링 및 유지관리 등에 필요한 필수 도구를 제공해 군사 시스템에 소프트웨어를 빠르고 쉽게 배포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투자자들은 디펜스 유니콘스가 오픈소스와 상용 소프트웨어를 군 임무 시스템에 통합하는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기존의 느리고 폐쇄적인 방산 IT 구조를 혁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