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2025-12-16 오후 2:23:55
AI 강국 목표에도 스타트업은 '생존난'… 3년 내 50% 도태
이재명 정부가 'AI 3대 강국 도약'을 국가적 목표로 설정하고, AI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다양한 정책 과제를 해결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AI 스타트업 생태계는 여전히 열악한 연구개발(R&D) 기반과 한정된 자원으로 인해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스타트업의 낮은 생존율과 외부 자금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향후 한국 AI 산업의 혁신 기반 자체를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중기부, AI 스타트업과 손잡고 정책 난제 해결 나서
중소벤처기업부가 AI 스타트업과 협력해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 과제를 해결하는 실증형 챌린지를 추진했다. 이는 정부와 민간 기술을 융합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혁신적인 AI 솔루션으로 사회적 난제를 풀어가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스타트업에는 실제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 검증 기회를 제공하며, 대국민 AI 서비스 확산의 발판을 마련했다.
12일 중기부는 서울 코엑스에서 'OpenData X AI 챌린지 개막식'을 개최했다. 이번 챌린지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현장 데이터를 AI 스타트업에 개방해 국민 생활에 실질적 도움이 되는 AI 솔루션을 발굴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정부는 지난달 5일 사전설명회를 시작으로 6일부터 30일까지 참가 스타트업을 모집했다. 그 결과, 총 124개 스타트업이 지원해 8.3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문심사단의 서류 심사를 거쳐 과제별 5개 사씩, 총 15개 스타트업이 본선에 진출했으며, 본선 진출팀들은 각 출제기관으로부터 데이터셋 전체본을 제공받고, 팀당 1천만 원의 실증 자금을 지원받는다. 또한 과제 출제기관 실무 담당자와의 소통 체계를 구축해 개발 전 과정에서 실시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개발된 AI 모델은 내년 1월 21일부터 3주간 사용자 체험평가를 거치고, 1월 28일 대면 발표 심사를 통해 최종 6개 수상 기업이 선정될 예정이다. 선정기업들은 2월 12일 'AI 스타트업 쇼케이스'에서 직접 개발한 AI 모델을 발표하고 시연한다.
김우중 중기부 기획조정실장은 "이번 챌린지는 단순한 기술 경연을 넘어 중기부의 정책 과제를 스타트업과 함께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보는 실증형 AI 챌린지"라며 "정책과 기술이 만나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새로운 협력 모델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뤼튼·엘리스그룹 등 본선 진출... 통합플랫폼·소상공인 맞춤형 AI 서비스 개발 박차
본선 진출 스타트업은 과제별로 △통합플랫폼 기반 맞춤형 지원사업 추천 과제(랭코드, 루모스, 엘리스그룹, 크로스허브, 페르소나에이아이) △소상공인 맞춤형 컨설팅 과제(뤼튼테크놀로지스, 마이메타, 사이오닉에이아이, 애쉬우드프렌즈, 혜움) △중소기업 성장·위험 예측 과제(에이아이웍스, 엠비젠, 퀀텀하이텍, 클로토, 하인텔) 등이다.
이번 챌린지에 참여한 AI 스타트업들은 크게 세 가지 정책 과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했다. 먼저, '통합플랫폼 기반 맞춤형 지원사업 추천 과제'는 방대한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게 가장 적합한 지원사업 정보를 자동으로 찾아주는 AI 서비스 개발이 목표다. 이는 정보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실제 정책 수혜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상공인 맞춤형 컨설팅 과제'에서는 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소상공인의 경영, 마케팅, 재무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인별 맞춤 컨설팅을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의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뒀다.
'중소기업 성장·위험 예측 과제'는 중소기업이 보유한 다양한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성장 가능성을 진단하고, 잠재적인 위험 요인을 사전에 탐지해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모델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해당 과제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위기관리에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3년 생존율 56.2%, AI 스타트업 '초기 시장 안착' 난항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산기협)가 발표한 '국내 AI스타트업 R&D현황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AI 스타트업의 3년 생존율은 56.2%로 나타났다. 이는 AI 일반기업 72.7%, 전 산업 평균 68.8%에 비해 크게 낮은 수치다. 보고서에서는 이 같은 결과를 국내 AI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가 시장에 안착하고 성장 기반을 확보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분석했다.
또한 AI 스타트업들은 R&D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지만, 실제 투입되는 연구개발비의 절대 규모는 매우 작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5.4%의 연구개발비 증가율을 기록했음에도 2023년 평균 연구개발비는 5.9억 원에 머물러, 전 산업 평균(16.4억 원)의 3분의 1 수준을 넘지 못했다. 종사자 중 연구원 비율은 35.8%로, 전 산업 평균(13.7%) 대비 20%포인트 이상 높았으나, 연구개발비 부족으로 기술 고도화에 구조적 한계를 겪는 것으로 확인됐다.
자원 구조의 취약성도 주요 문제로 지적됐다. AI 스타트업의 연구개발비 가운데 정부 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2.9%로, 전 산업 평균(5.7%)의 약 4배 수준이다. 또 외부 민간 자금 중 기업으로부터 유입되는 연구개발비 비중 역시 3.6%로, 전 산업 평균(0.6%)의 6배에 달했다. 이는 현재 AI 스타트업이 정부와 민간 등 외부 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AI 산업 특성상 기술 난이도와 시장 불확실성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자금 운용을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이 충분치 않다는 점도 드러났다.
AI 기업의 수도권 집중 현상 역시 심화되고 있다. 비AI 기업집단의 경우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소재 비율이 일반기업 63%·스타트업 66% 수준이었으나, AI 기업집단은 일반기업 82%·스타트업 80%에 달했다. 이러한 수도권 편중은 지역 간 AI 기술 역량의 격차를 더욱 넓히고, 장기적으로 국가 혁신 생태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고서곤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글로벌 패권경쟁의 승패는 AI 주도권 확보에 달려있으며, AI 혁신 생태계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AI스타트업의 생존이 곧 국가경쟁력과 직결될 것"이라며 "과감한 R&D 지원과 생태계 정비를 통해 우리 AI스타트업이 글로벌 전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