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2025-10-20 오후 7:07:32
2025년 3분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 '리벨리온·퓨리오사AI·메디트' 빅딜 주도로 2조
2025년 3분기 국내 스타트업 투자가 직전 분기 대비 큰 폭의 반등을 기록하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1,000억 원 이상의 대형 투자 유치, 이른바 '빅딜'이 전체 투자 금액 상승을 주도하면서, 투자금이 일부 대형 스타트업에 집중되는 양극화 현상도 더욱 뚜렷해졌다.
투자 금액 2조 4,000억 원 돌파… 선별적 투자 트렌드 심화
더브이씨에 따르면 3분기 한국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포스트 IPO 제외) 대상 투자 건수는 296건으로 직전 분기 대비 42.3% 증가했으며, 투자 금액은 2조 4,326억 원을 기록하며 152.3% 급증했다. 분기별 투자 금액이 2조 원을 넘어선 것은 2023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7월과 9월에 각각 9,0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면서 올해 상반기 저조했던 흐름을 반전시켰다.
그러나 투자 건수의 경우 직전 분기 대비 상승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4.5% 줄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이 소수의 검증된 기업에만 자금을 집중시키는 현상이 국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투자 훈풍 '리벨리온·퓨리오사AI·메디트' 1,000억 원 이상 '빅딜'이 주도
이번 3분기 투자 금액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1,000억 원 이상 규모의 '빅딜' 3건이 연이어 성사된 점이다. 특히 리벨리온이 유치한 3,40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는 최근 3년 사이 국내 비상장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투자 중 가장 큰 금액이다.
리벨리온을 제외하더라도 3분기 투자 유치 금액은 2조 원을 상회했다. 퓨리오사AI가 1,700억 원(시리즈C), 메디트가 1,400억 원(시리즈 B) 규모의 투자를 각각 유치하며 3분기 최대 투자 규모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 밖에도 500억 원 이상 규모 투자는 11건, 100억 원 이상 규모 투자는 64건에 달하면서 이번 분기는 대규모 투자가 전반적으로 활발하게 이루어진 모습을 보였다.
◆리벨리온, 누적 투자금 6,400억 원... 글로벌 반도체 설계 IP 기업 '암'(Arm) 신규 투자자로 합류
리벨리온은 최근 시리즈C 라운드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누적 투자금 6,400억 원을 달성했다. 이번 시리즈C 라운드에는 기존 투자사인 미래에셋벤처투자·캐피탈, SV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 코렐리아캐피탈, 노앤파트너스, 카카오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에 더해 신규 투자자로 삼성벤처투자·삼성증권, 인터베스트, 본엔젤스, 포스코기술투자, HL디앤아이한라(HL그룹), 비전에쿼티파트너스, 산은캐피탈, 메디치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반도체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도 눈에 띈다.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주성엔지니어링'과 영국의 반도체 설계 IP 기업 '암'(Arm)이 신규 투자자로 합류한 것. 특히 암은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스타트업 가운데 첫 투자처로 리벨리온을 택했다. 이는 리벨리온이 차세대 AI 인프라의 핵심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양사는 단순한 투자 관계를 넘어 향후 고성능·저전력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파트너로서 협력할 예정이다.
또한 대만 전자 제조 기업 페가트론 산하의 기업벤처캐피탈(CVC)인 '페가트론벤처캐피탈'도 신규 투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페가트론은 리벨리온의 칩렛 기반 차세대 반도체 '리벨쿼드'(REBEL-Quad) 모듈 및 서버 기술 파트너로, 리벨리온의 글로벌 AI 인프라 확장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리벨리온은 이번 투자로 확보한 자금을 '리벨쿼드' 양산과 신규 라인업인 '리벨아이오' 개발 가속화와 더불어 글로벌 확장에 투입할 방침이다. 일본·말레이시아 등 APAC 지역과 미국, 유럽으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성규 리벨리온 CFO는 "투자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아, 대한민국이 AI 3대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 글로벌 무대에서 확실한 성과를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AI 투자도 건수 줄고 금액 늘어… 반도체·디스플레이, 쇼핑 분야 '급부상'
인공지능(AI) 기업 대상 투자 역시 건수는 줄고 건당 평균 투자 금액은 증가하는 추세가 나타났다. 올해 3분기 AI 기업 대상 투자는 5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감소했지만, 투자 금액은 3,001억 원으로 34.9% 증가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의 3분기 투자 유치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9.3% 급증한 6,054억 원을 기록했다. 상위 10개 분야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이다. 이는 3분기 투자 유치 1,2위 기업인 리벨리온과 퓨리오사AI 등 AI 반도체 기업이 더브이씨 기술 분류 기준에 따라 AI가 아닌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에 포함되면서 이끌었다.
쇼핑 분야도 컬리, 마크비전 등 대형 투자에 힘입어 2,030억 원을 유치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381.8% 증가한 수치다. 이렇게 특정 기술이나 서비스 분야에 투자가 몰리는 현상은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 위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기 라운드 투자 쏠림 현상 심화… 초기 라운드 '냉각기' 지속
중기 라운드로 투자가 집중되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실제로 500억 원 이상 규모의 투자 라운드 11건 중 10건, 100억 원 이상 투자에서는 64건 중 38건이 중기 단계 투자였다. 전체 투자 금액 중 중기 라운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눈에 띄게 늘어, 상반기에는 40~45%였지만 3분기에는 68%를 넘겼다. 이는 투자자들이 사업 모델이 검증된 기업을 선호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반면, 초기 라운드 투자는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분기 초기 투자 건수는 206건에 그쳐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4.2% 줄었고, 투자 금액도 5,144억 원으로 16% 감소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소폭 회복됐지만, 아직까지 초기 단계 투자는 냉각기를 벗어나지 못한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