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ISSUE] 2026-01-28 오후 5:43:53

[원전] 미국 원전 산업의 공백, 한국이 채운다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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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미국의 주력 산업 중 조선업과 원자력 분야는 공통의 궤적을 갖고 있다. 기술력은 남아있지만, 실행으로 옮기는 '수행 능력'은 약화돼 있다는 것이다.

예시로 미국은 원전 설계(IP)와 소형모듈원전(SMR) 같은 원천 기술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실제 프로젝트로 구현할 수 있는 인력·제조·시공 생태계는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데에는 단절된 경험이 한 몫 했다. 1979년 쓰리마일섬 사고 이후 신규 원전 건설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미국은 실전 경험을 오랜시간 축적하지 못했다.

현재 미국은 원전 산업의 필요성을 느끼고 재건을 준비하고 있지만, 숙련된 인력과 제조·시공 역량이 부족하다 보니 실행 단계에서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이 프랑스에 기대기 어려운 이유… 결국 남는 파트너는 '한국'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원전 시장의 3대 축은 중국·프랑스·한국이다. 성장 속도만 놓고 보면 중국이 가장 가파르다. 막강한 국가 지원을 등에 업고 조선과 원전 모두에서 빠르게 성장해 왔다.

중국은 CPR1000을 거쳐 HPR1000으로 표준 모델을 정립했고, 반복 건설을 통해 비용을 낮추는 구조적 성장까지 이뤄냈다. 표준화는 원전 산업에서 시간과 비용을 동시에 줄이는 핵심 변수인데, 현재 중국보다 이를 잘 수행한 국가는 없다.

인포그래픽 = 인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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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중국은 2022년 이후로 매년 10기 안팎의 신규 승인을 이어가고 있으며, 2030년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전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 중국은 명백한 '안보 적국'이다. 원전은 단순 산업이 아니라 에너지·안보가 결합된 국가 인프라이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의 원전 동맹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미국의 남은 우방국은 프랑스다. 하지만 프랑스 역시 사정이 녹록지 않다. 유럽 원전 종주국이지만, 최근 공급망 불안과 동시에 자국 내 원전 건설이 10년 이상 지연되는 등 시공 역량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실제로 프랑스 대표 원전 회사인 프랑스전력공사(EDF)는 부채가 늘고, 예전만큼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한계는 2025년 체코 원전 수주전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났다. 프랑스는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나서 수주전을 펼쳤지만 '정해진 예산과 기간 내 준공'이라는 업계의 핵심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한국은 원가·시공 완성도에서 신뢰를 얻고 경쟁력을 입증해 수주에 성공했다.

결국 미국이 주도하는 원전 밸류체인을 완성하기 위한 최적의 파트너 선택지로 한국만 남아있는 셈이다. 

원전 부활의 전제… 정부와 빅테크가 지갑을 열기 시작

출처 = Can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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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산업이 다시 부상하기 시작한 첫번째 배경은 '전력 수급 구조의 변화'에 있다. 최근 AI 확산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건설이 가속화되면서 기존의 에너지 생산 체계만으로는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특히 데이터센터는 대표적인 '전력 집약 산업'에 속하는데, 현재 미국은 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캠퍼스를 다수 기획하고 있다. 이에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현실적 대안으로 원전이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 오르고 있다. 

원전은 초기 투자 비용이 매우 크고 건설 기간도 길며, 엄격한 규제 리스크까지 부담해야 하는 대표적인 자본 집약형 산업이다. 과거 원전 산업은 자본 유입의 부족으로 침체를 겪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정부와 빅테크가 리스크를 분담하며 직접적으로 나서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대표적으로 영국은 사이즈웰 C 프로젝트에서 정부가 지분을 투자하며 민간 자금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모델을 만들었다. 정부가 사실상 보증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인포그래픽 = 인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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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부활을 위해 정책금융이 움직이고 있으며, 미국 수출입은행(US EXIM Bank) 역시 금융 지원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빅테크가 '최대 고객'이자 '투자자'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전력이 급한 AI 기업들이 장기 계약을 통해 현금흐름의 예측 가능성을 만들어주면서 원전 프로젝트에 금융 유치가 활발해지고 있다. 

금융시장은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을 선호한다. 빅테크의 장기 계약은 원전 프로젝트를 과거보다 훨씬 '금융 가능한 산업'으로 바꾸고 있다.

한·미 원전 연결고리 '미국 설계 + 한국 제조·시공'

결국 핵심은 '누가 어떻게 원전을 짓느냐'는 것이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점점 더 분명하게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은 원전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실행 단계, 즉 실제 제조와 시공을 책임질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다양한 협력 사례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인포그래픽 = 인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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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원전 르네상스는 단순히 미국 원전 기업만의 호재가 아니다. 미국의 원전 밸류체인은 미국 내부에서 완결되는 구조가 아니라, 한국의 제조·시공 밸류체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공급망 구조를 갖는다.

또 미국이 원전 확대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 시장 자금이 가장 먼저 움직이는 영역은 '운영'이 아니라 실제로 착공을 가능하게 하는 실물 공급망이다. 설계나 정책, 인허가가 시작점이라면, 주식시장에서 이슈가 커지는 시점은 바로 제작과 납품, 시공, 공정이 실제로 진행되는 실행 단계에서 한 번 더 주목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