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ISSUE] 2025-11-30 오후 10:28:00
[AI 모델] 구글 '제미나이'(Gemini)가 1등은 못해도 꼴지가 될 수 없는 이유..
2022년 말 생성형 인공지능(AI)의 폭발적 부상 이후, 전 세계 기술 산업의 패권 경쟁은 '누가 가장 거대하고 뛰어난 지능을 가진 거대 언어 모델(LLM)을 개발하는가'에 집중돼 왔다. 하지만 2025년에 접어들면서 시장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졌다.
단일 AI 모델의 지능만으로는 더 이상 뚜렷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분명해졌고, '막대한 자본을 투입한 AI가 실제로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많은 AI 모델 중 앞으로 누가 살아남을지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AI 모델들의 생존 가능성을 재평가하는 시기에 도달했음을 의미한다.
2025년 AI 생태계 변화... AI 성능 격차 줄고 분야별 강점 뚜렷
2025년은 기술적 관점에서 AI 모델들의 성능 격차가 급격히 축소됐다. 각 모델의 강점이 작업 유형별로 뚜렷하게 구분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은 자신의 목적과 용도에 맞는 모델을 직접 선택하는 추세다.
예를 들어, 코딩이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가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반면, 방대한 문서 분석이나 일상적인 웹 검색과 연동된 작업에는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모델이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AI 업계의 선두주자인 오픈AI의 챗GPT(ChatGPT) 역시 지식 기반 업무나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으나,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11월 들어 구글이 신규 제미나이 모델을 통해 챗GPT의 성능을 역전하자, 오픈AI는 내부적으로 '코드 레드'를 발령하면서 새로운 모델을 조기 등판시키는 등 치열한 방어전을 펼쳤다. 더불어 메타(Meta), 중국의 딥시크(DeepSeek) 등 후발 주자들의 오픈소스 모델조차 특정 지표에서 기존 상용 모델을 뛰어넘으며 경쟁은 더욱 격화됐다.
이처럼 시장에 다양한 선택지가 생기면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모델 간 미세한 성능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워졌다. 결국 단순히 기술적 우위만으로 누가 시장에서 살아남을지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데이터 고갈'의 시기, 먼 미래가 아니다
AI의 성능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훈련 데이터'다. 2025년 현재 AI 시장을 관통하는 가장 치명적인 위협은 단순한 성능 한계가 아닌, 더 이상 새로운 데이터를 구할 수 없는 이른바 '데이터 장벽'의 현실화에 있다.
현재 AI 훈련 데이터 중에서 가장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것은 텍스트 데이터다. 전문가들은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전 세계의 언어 모델들이 2026년에서 2032년 사이 인터넷상에서 존재하는 대부분의 텍스트 데이터를 소진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론 머스크가 "인류 지식의 총합이 AI 훈련 과정에서 고갈됐다"고 언급한 것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2024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AI 모델이 스스로 생성한 데이터를 반복 학습할 경우 필연적으로 모델의 품질이 저하되고 오류가 증폭되는 '모델 붕괴' 현상이 발생한다. 즉, AI가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만들어 학습에 사용하는 방식은 위험성이 크다는 의미다.
결국 AI가 한 단계 더 진화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창의성과 경험이 반영된 '살아 있는 데이터'가 꾸준히 공급돼야만 한다.
AI 모델의 경쟁력, 독자적 데이터 영토가 핵심
독자적인 데이터 생성 플랫폼(영토)을 보유하지 않은 오픈AI, 앤트로픽, 퍼플렉시티 등의 독립 AI 기업들은 이러한 데이터 고갈 및 붕괴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들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외부 데이터 소유자와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하는 '임대' 전략에 사활을 거는 중이다.
실제로 2024년부터 2025년 하반기까지 주요 AI 플랫폼들은 양질의 뉴스 기사, 실시간 데이터를 조달하기 위해 전 세계 주요 언론사 또는 미디어 그룹과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오픈AI는 뉴스코프(월스트리트저널 등), 레딧(Reddit), 파이낸셜타임스 등과 손을 잡았고, 아마존 역시 뉴욕타임스(NYT) 등과 계약을 맺었다. 앤트로픽의 경우에는 불법 데이터 사용과 관련한 대규모 저작권 소송을 방어하며 험난한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은 당장 필요한 조치이지만, 장기적으로는 AI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첫째, 막대한 데이터 임대 비용으로 인해 운영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 둘째, 외부 데이터를 활용함에 따라 데이터 통제권을 상실할 위험이 크고, 법적 분쟁 가능성 역시 내포하고 있다.
구글의 구조적 생존 우위: 무한한 데이터 자산 플랫폼
바로 이 지점에서 구글이 다른 AI 경쟁사들과 본질적으로 구분되는 절대적인 투자 우위가 드러난다. 구글은 AI가 섭취할 데이터를 스스로 끝없이 생산하고, 그 결과물을 다시 전 세계 사용자에게 배포할 수 있는 거대한 '데이터 영토' 소유자다. 구글의 제미나이가 1위를 놓치더라도 결코 최하위로 밀려나지 않는 이유는 데이터와 유통망을 수익 계열화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구글이 소유한 유튜브는 매일 2,000만 개 이상의 신규 동영상이 업로드되는 세계 최대의 영상 데이터 저장소다. 구글은 경쟁사처럼 외부 미디어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며 데이터를 수급할 필요가 없다.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창작자들이 스스로 고품질의 영상, 오디오, 대화 데이터를 구글의 서버에 매일 자발적으로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AI 산업에서 기업 생존을 판가름할 가장 중요한 경쟁력은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데이터와 텍스트를 넘어선 영상, 이미지 등 '멀티모달 데이터'를 얼마나 자체적으로 수급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 치열한 주도권 경쟁에서 구글이 비록 항상 1등을 차지하지는 못할지언정, 절대로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 거대한 데이터 광산에 있다.
거래 언어 모델 간의 경쟁은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가진 쪽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장 환경에서 구글이 가진 진정한 무기는 AI의 두뇌가 아닌, 똑똑한 두뇌를 더욱 고도화할 수 있도록 양질의 데이터를 영구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