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ISSUE] 2026-04-03 오후 3:42:08
[미국-이란 전쟁] 요동치는 글로벌 경제… 전쟁 종식을 향한 5가지 시나리오
2026년 4월, 글로벌 경제는 여전히 시한폭탄 위에 서 있다. 중동 지역에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가 페르시아만을 넘어 전 세계의 물가의 뇌관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는 누적되고 있지만, 앞으로의 방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불확실성이 장기화될수록 글로벌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이번 기사에서는 단순한 무력 충돌 이면에 숨겨진 각국의 이해관계를 들여다보고, 앞으로 현실화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분석했다.
요동치는 중동의 전쟁 리스크... 그리고 상반된 목소리
대부분의 국가는 전쟁이 초래할 경제적 충격과 확전 가능성을 우려해 조속한 종결을 희망하고 있다. 글로벌 자본시장은 물론,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인접 국가들 역시 전쟁이 더 확산되는 것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 특히 유럽뿐 아니라 중동산 원유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도 전쟁의 조기 종식을 바라고 있다.
반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의 안보 재편을 노리는 입장으로, 이번 전쟁을 단순한 국지전으로 바라보지 않고 이란의 영향력을 견제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로 여기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유조선 통행량이 급감했고 중동 해운 운임은 30% 이상 크게 올랐다. 또한 OPEC 원유 물동량에도 하루 1,000만 배럴 이상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은 곧 끝날 것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SNS에 남겼지만, 이란 혁명수비대는 호르무즈 해협의 지속적인 봉쇄 및 통행료 부과 방침을 시사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주시하는 '전쟁 종식' 5대 트리거
글로벌 금융시장은 전쟁의 향방을 바꿀 수 있는 정치·경제적 '종식 트리거'를 주시하고 있다. 주요 변수로는 △미국의 하르그섬 점령 △5월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미국 내 경제적 임계점의 도달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의 중간선거 △이란 내부의 붕괴 혹은 결단이 꼽힌다.
① 미국의 하르그섬 점령
가장 파괴적인 군사적 방법으로 거론되는 것은 하르그섬 점령 시나리오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핵심 전략 요충지로, 경제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곳이다. 만약 미국이 지상군이나 해병대를 투입해 이란의 '석유 수도꼭지'를 장악하게 된다면, 결국 이란은 전쟁을 지속할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금까지 이란의 군사 시설은 미국의 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시설과 발전소 등 주요 인프라는 별다른 피해를 입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후 협상에서 교섭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일부러 에너지 카드를 남겨둔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군사력을 앞세워 이란의 에너지 통제권을 장악하는 시나리오는 단기적으로 국제 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글로벌 충격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② 5월 미·중 정상회담
당초 3월에서 5월 중순으로 연기된 미·중 정상회담은 G2의 타협을 위한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3월에는 캐럴라인 레빗 대변인이 전쟁 종식까지 4~6주가 걸릴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스라엘 매체도 미국이 4월을 종전 목표 시점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4월에 들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주 내 대규모 공습 가능성을 예고했다. 전반적인 일정들을 종합해 보면 4월 내 이 사안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중국이 이란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라는 점에서 이란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가느냐에 따라 미국이 쥘 수 있는 협상 카드의 무게도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5월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준비하기 위해 4월 중 전쟁과 관련한 외교·정치적 과제를 신속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③ 미국 내 경제적 임계점 도달
강도 높은 금리 인하를 추진하는 트럼프 행정부에게 갤런당 4달러를 넘어서는 휘발유 가격은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하고, 거시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뇌관과도 같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돼 차기 연준(Fed) 의장으로 지명된 케빈 워시라 할지라도, 유가 폭등이 견인하는 인플레이션 압력 앞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금리 인하를 강행하기가 쉽지 않다.
국제 안보상의 이유로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했더라도, 유가 상승이 서민 경제를 위협하고 생활물가에까지 영향이 미치기 시작하면 대중의 지지가 급속히 약화되고, 전쟁을 이어갈 정치적 동력마저 잃게 된다.
결국 '경제적 임계점'은 곧 '민심의 한계점'과 직결된다. 이 세 번째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 고착화에 대한 우려와 미국 내 여론의 악화가 결국 전쟁을 멈추게 하는 가장 강력한 브레이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④ 미국의 중간선거
오는 11월에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는 트럼프 행정부 하반기의 향방을 결정짓는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다. 전쟁이 장기화돼 중간선거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경우, 공화당이 하원 다수당의 자리를 잃고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운영 동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 즉, 트럼프 행정부에게는 선거를 준비하기 위한 '출구 전략' 마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또한 12월 14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주최하는 '플로리다 마이애미 G20 정상회의'가 예정돼 있다. 중간선거에서 성과를 거둔 뒤, 자국에서 세계 주요 리더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전쟁 승리 및 종식'을 과시하는 그림을 연출하려면, 해당 일정 이전에 사태를 정리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⑤ 이란 내부의 붕괴 또는 결단
이 시나리오는 미국이 아니라 이란이 주도적으로 전쟁 종식을 이끌어가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실제로 과거 이란-이라크 전쟁에서도 이란은 정권 생존을 위해 휴전을 선택한 전례가 있다. 이는 곧 이란 지도부가 내부 안정과 신정 체제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면 미국의 일부 요구를 받아들이는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전쟁이 발발하기 전, '신정 체제 타도'를 외쳤던 대규모 반정부 시위는 이슬람 혁명 이후 체제의 안정성을 가장 크게 흔든 사건으로 평가된다. 또한 이란 내에서는 신정 정치를 대하는 입장에 있어서, 순교를 중시하는 기성세대와 현실적인 가치관을 지닌 청년세대 사이에 뚜렷한 인식 차이도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란의 최우선 목표는 '체제 생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협상을 통해 출구 전략을 모색할 여지도 충분하다. 최근 이란 혁명수비대와 대통령이 전쟁 종식 방안을 두고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역시, 이 같은 내부의 딜레마를 방증한다.
"군사적 승리 대신 실리와 명분"… 요동치는 중동 전쟁의 향방
이란의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군사적 승리가 아닐 수 있다. 이란은 체제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대내외적으로 명분을 확보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즉, '명분 있는 패배'를 통한 상황 정리를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미국은 정치적·경제적으로 촉박한 시간표에 쫓기는 상황이다.
따라서 양측의 최종적인 접점은 일방적인 항복보다는 '미국의 경제적 실리 확보'와 '이란의 명분 있는 퇴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형성될 것이다. 향후 시장은 이 두 가지 니즈 중 어느 쪽으로 출구 전략의 가능성이 열리게 될 것인가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