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2-12-28 오후 1:29:10
북한 무인기 격추 실패에 안티드론 기술 개발 필요성 대두... 합참 "드론부대 창설하겠다"
북한 무인기(드론)가 서울 상공까지 침투했으나 격추에 실패한 가운데 우리 군이 무인기 대응 전력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입니다.
27일 합동참모본부 강신철 작전본부장(육군 중장)은 입장문을 통해 "다양한 능력의 '드론부대'를 조기에 창설해 적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정찰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강 본부장은 "물리적·비물리적 타격자산, 스텔스 무인기 등을 확보하며 이를 통합 운용함으로써 정찰 등 작전 능력을 강화하겠다"라며 "비물리적으로 전파차단, 레이저 등 적 무인기를 타격할 수 있는 필수 자산을 신속히 획득하고 기존 전력화 추진 중인 장비의 시기도 최대한 단축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기존의 '드론봇 전투단'과는 차원이 다른 전략적·작전적 수준에서 과학기술의 발전 추세, 전쟁 양상 등을 반영해 창설할 것"이라며 "드론부대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차원을 넘어 모든 영역의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군의 대비태세와 훈련 부족을 지적하며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감시 정찰할 드론부대 창설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어제 사건을 계기로 해서 드론부대 설치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라며 "최첨단으로 드론을 스텔스 화해서 감시 정찰력을 강화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앞서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 5대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하고 은평·성북·강북구 등 서울 북부 상공을 1시간 가량 활보했습니다. 침공에 대응한 군 당국은 공군 전투기, 헬기 등을 투입해 작전을 펼쳤으나 북한의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했습니다. 5대 중 1대는 군사분계선을 통해 이북 지역 복귀에 성공했고 나머지 4대는 소실됐습니다.
북한 무인기가 대낮에 대통령실 일대 상공까지 넘어온 정황이 포착되면서 안티드론(Anti-Drone) 기술 개발과 법·제도 개선 필요성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안티드론은 드론에 의한 범죄나 사고를 막기 위해 등장한 기술로, 대표적인 안티드론 기술로는 △조준경으로 겨냥해 전파를 쏴서 드론의 명령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드론 디펜더' △그물을 발사해 드론을 포획하는 '포획용 드론' △레이더에 드론이 포착되면 직접 쫓아가 부딪혀 폭파시키는 '드론 킬러' 등이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안티드론에 대한 원천 기술은 보유한 상태이지만, 제품화로 이어지지 않은 실정인데요. 민간에서 개발한 드론탐지레이다도 이번 북한 무인기와 같은 소형 물체를 탐지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4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혁신적 무인이동체 기술 개발'에 380억 원을 투자하는 등 안티드론 기술 개발을 진행해 오고 있는데요. 불법 드론의 탐지, 식별, 분석, 무력화, 사고조사 등 발견부터 사후 처리까지 일괄 대응이 가능한 '통합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민간 분야 중심으로 실증까지 마쳤습니다.
민간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민간 기업과 연구진이 2016년부터 드론탐지레이다를 개발해 한국전력공사와 평창동계올림픽 등에 적용했습니다. 민간에서 구축한 드론탐지레이다는 0.03㎡ 크기까지 탐지 가능하지만, 일부 시설과 지역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무인기와 같은 소형 물체를 탐지하려면 레이다 크기가 커져야 하고, 소형 레이다를 촘촘히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박성욱 KAIST 교수는 "군에서도 반경 3㎞ 정도로 주요 지역에 레이다를 촘촘하게 구축하는 이동통신의 스몰셀 방식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라면서 "군사 분야에서도 민간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적극 검토, 북한 무인기와 같은 위협 상황을 줄여 나갔으면 한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