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2-20 오후 1:44:07

'식당 소주 6000원 시대' 올해 술값 인상 불가피


지난해 주류 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2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11.5% 이후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입니다.

 

그동안 주류 물가 상승률은 1998년 두 자릿수를 기록한 이후 매년 2~4%대에 머물러왔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물가 상승률이 6%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특히, 지난해 주류 회사들이 소주와 맥주의 출고가를 줄줄이 인상하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소주는 7.6% 오르면서 2013년(7.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고, 맥주는 5.5% 인상되면서 2017년(6.2%) 이후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소주와 맥주 이외에도 다른 주류 물가도 대부분 상승했습니다. 양주·약주 가격은 각각 4.2%, 4.8% 오르며 2013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막걸리 가격은 7.2% 상승률을 보였습니다.

 

 

작년 주류 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도 소주, 맥주 등 주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20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주류세와 원재료 가격의 상승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소주 가격은 지난해 2월 주정 회사들이 소주의 원료인 주정(에탄올) 가격을 7.8% 올리면서 가격이 인상된 바 있는데요. 올해에도 경영난에 빠진 주정 회사들이 주정 가격을 더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소주 병 공급 가격도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상승하면서 가격 인상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에 음식점에서 판매되는 소주 1병 가격이 6천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지난해 소주 1병 출고가가 85원 올랐는데, 식당 판매가격은 500~1000원 가량 인상됐기 때문입니다. 

 

작년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 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으며,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답했습니다.

 

맥주와 탁주의 경우에는 오는 4월부터 적용되는 세율(종량세)이 인상됨에 따라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맥주의 종량세율을 리터 당 30.5원 오른 885.7원으로, 탁주는 리터 당 1.5원 오른 44.4원으로 조정했습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류세 외에도 원재료 값 인상 등 가격이 오를 여지가 많아 내부에서도 인상안을 논의하고 있다"라며 "다만 소주와 맥주는 서민들에게 민감한 품목이라는 점에서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