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3-17 오후 1:59:17

삼성전자, 휴보(HUBO) 개발한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사실상 인수


삼성전자가 로봇 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며 로봇 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기술 협력 등 성과 여부에 따라 레인보우로보틱스에 대한 M&A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특수관계인으로부터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주식 91만 3936주를 주당 3만 400원에 장외매수했습니다. 총 277억 8365만원의 보통주를 매입함에 따라 삼성전자의 레인보우로보틱스 보유 지분율은 기존 10.2%에서 14.99%로 증가했습니다.

 

또한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콜옵션(매수청구권) 조건을 포함한 주주 간 계약도 체결하면서 레인보우로보틱스 콜옵션 의무자가 보유한 주식 전부를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는데요. 콜옵션 의무자는 오준호 최고기술경영자(최대주주), 이정호 대표이사 등 레인보우로보틱스 임직원 및 특수관계인으로, 이들이 보유한 총 주식 수는 855만 439주입니다.

 

삼성전자가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행사기간 최대 6년) 삼성전자의 지분율은 59.94%까지 늘어나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를 인수하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하게 된 배경은 구체적으로 공개된 바 없지만, 증권가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 로봇'을 주요 동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보유한 협동 로봇을 활용해 그룹 내 자동화를 추진하고, 양사 기술 협력을 통한 로봇 제품을 개발할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로봇은 과거 CES 등에서 공개했던 가사 로봇과 같은 고도화된 서비스 로봇의 상용화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대자동차, LG전자 등은 삼성전자에 앞서 일찌감치 로봇 기업을 인수하며 로봇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현대차는 지난 2021년 미국 로봇 업체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인수했고, LG전자는 2018년 산업용 로봇 기업 로보스타를 인수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현재 국내 로봇용 감속기 부품 기업인 SBB테크의 인수도 고려하고 있으며, 한화와 포스코ICT는 협동로봇 기업 뉴로메카 인수전에 나선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가 '로봇'을 미래 성장 동력 사업으로 정하고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말부터 조직개편을 통해 '로봇사업화 태스크포스(TF)'를 상설 조직인 '로봇사업팀'으로 격상하면서 본격적인 로봇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그간 삼성전자는 국제 전자제품박람회(CES) 등 국제무대에서 연구 단계의 로봇 기술을 소개하는 수준에 머물러있었는데, 전담팀을 꾸리면서 이때부터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간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향후 로봇을 비롯한 차세대 통신(5G·6G), AI(인공지능), 슈퍼컴퓨터 등 신사업 분야에 20조원 이상을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상업화에 대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였는데요. 삼성전자 DX 본부 산하 로봇사업팀 경력 채용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에 더해 마케팅·사업전략·서비스 플랫폼 개발·영업·상품 및 서비스 기획 인력들을 채용했습니다. 이에 대해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로봇 기업들은 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왔는데, 삼성전자는 기술개발에 더해 시장에 잠재된 수요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올해는 M&A를 통해 추가적인 로봇 신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초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로봇 개발 업체 레인보우로보틱스에 투자하며 지분 10.2%를 인수했는데, 최근 추가 투자를 통해 지분 14.99%를 확보했습니다. 삼성전자는 현재까지 로봇 기업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총 867억 6573만원을 투자했습니다.

 

아울러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올해 로봇 신제품 EX1 출시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는데요. 한종희 부회장은 지난 1월 'CES 2023'에서 "올해 안에 주행 보조 로봇인 EX1을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지난 15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향후 본격화할 로봇 시대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화해나가기 위해 다양한 로봇 핵심기술 개발을 강화하고 유용함을 체감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확대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EX1'은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첫 번째 로봇으로, 노인들의 운동을 돕는 시니어용 보조 로봇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