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3-22 오후 2:55:14

'LFP 배터리'가 뜬다... LFP 배터리 전환 가속화에 국내 배터리 3사 개발 착수


글로벌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시장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2020년까지만 해도 글로벌 시장에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업체가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으로 시장 점유율 50%를 기록했는데, 2021년부터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LFP 배터리를 활용한 저가 공세를 펼치면서 시장 점유율 절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이에 더해 미국 테슬라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LFP 배터리를 채택하면서 향후에도 LFP 배터리로의 전환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니켈 등 배터리 원재료 가격이 폭등하면서 완성차 업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에 눈길을 돌리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배터리 3사가 LFP 배터리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습니다.

 

LFP 배터리는 리튬 인산철을 사용한 양극재가 들어간 배터리로, NCM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과충전 또는 과방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낮아 안정성이 높으며 수명이 긴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낮고 순간 출력이 약한 단점이 있습니다.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배터리 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ESS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신재생 발전과 연계한 안전성 기반의 저출력 시장 확대로 LFP 배터리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LFP 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중국 업체들의 위상이 높아진 영향입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전기차(EV) 및 ESS 시장에서의 배터리 업체별 판매 실적은  812GWh로, 2021년 436GWh 대비 86% 증가했는데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전기차 배터리뿐만 아니라 ESS 배터리 시장에서도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성장률을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은 전기차 시장과 ESS 시장에서 각각 전년 대비 135%, 212% 증가했으며, BYD(비야디)는 각각 163%, 180% 올랐습니다. 반면, 국내 배터리 업체 LG엔솔의 성장률은 전기차 분야 19%, ESS 분야 13%에 그치면서 시장 성장률(86%)과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아울러 배터리 상위 10위 기업 가운데 6개(CATL, BYD, CALB, Guoxuan, EVE, Sunwoda)는 중국 업체로, 전체 시장 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LG엔솔 12.4%, 삼성SDI 5.5%, SK온 5.4%)을 합해도 CATL의 점유율 39.8%보다 낮은 상황입니다.

CATL의 점유율은 2021년 30%대에서 2022년 약 40%까지 오르면서 시장 점유율이 2위인 LG엔솔과의 격차를 더욱 확대했습니다.

그간 국내 배터리 3사는 NCM 배터리를 주력으로 하이엔드 시장에 대응해왔는데, CATL을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성장을 이루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LFP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국내 배터리 3사 가운데 LG엔솔은 가장 앞서 LFP 배터리 사업에 진출했으며, 조만간 ESS용 시제품도 출시할 예정입니다. SK온은 지난해 말 LFP 배터리 사업을 공식화했으며, 그간 LFP 배터리에 소극적이었던 삼성SDI는 최근 "LFP 배터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LG엔솔과 SK온은 최근 열린 '인터배터리 2023'에 참가해 LFP 배터리를 공개했는데요. LG엔솔은 국내 전시회 최초로 ESS용 LFP 배터리 셀과 해당 셀이 탑재된 전력망 및 주택용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아직 전기차용 LFP 배터리까지는 개발하지 못했습니다. LG엔솔의 ESS용 LFP 배터리는 제품화가 마무리되는 대로 중국 난징 공장과 한국 오창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될 예정입니다.
SK온은 국내 최초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통상 LFP 배터리는 저온(-20℃)에서 주행거리가 기존 대비 50~70% 수준으로 급감하는데, SK온은 하이니켈 배터리를 통해 축적한 소재 및 전극 기술을 LFP 배터리에 적용하는 데 성공하면서 70~80% 수준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삼성SDI는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배터리를 전시하지는 않았지만,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LFP 배터리 사업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지난 15일 손미카엘 삼성SDI 부사장은 인터배터리 2023에서 LFP 배터리 개발과 관련된 질문에 "여러 측면에서 사실 계속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고, 같은 날 최윤호 삼성SDI 대표도 정기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LFP 배터리는 중요한 플랫폼 가운데 하나"라며 "사업의 다양성, 고객의 다양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LFP 배터리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