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4-20 오후 2:02:16

브레이크 걸린 '한국형 원전 수출' 해법 나올까


미국 웨스팅하우스(WH)와 원전 기술 소송에 휘말리면서 체코 원전 수출에 제동이 걸린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이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순방 일정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면서 해당 문제가 해결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19일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브리핑을 열고 "이번 경제외교의 의미는 첨단 기술동맹의 강화"라며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첨단사업 포럼 등 양국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경제행사를 통해 양국 기업 간 협력을 공고히 하고 세일즈 외교를 통해 미국 첨단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또한 이번 국빈 방문에는 민간 주도로 구성된 122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 동행해 경제중심 정상 외교를 현장에서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의 분쟁 합의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에는 "양국 정상들이 전반적으로 판단해 포괄적인 협력 방안이 있으면 얘기를 나누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최 경제수석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양국 정상이 이번 회담 기간에 관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임을 시사했습니다.

 

한편, 전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번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4대 그룹 총수와 6대 경제단체장 등을 포함해 총 122개 사의 기업 대표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명단에는 대기업 19개, 중소․중견기업 85개, 경제단체 및 협․단체 14개를 비롯해 한수원, 한전, 한국석유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4곳의 에너지 공기업도 포함됐습니다.

 

경제사절단은 전경련과 미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하는 한미 첨단산업 포럼, 미 정부가 주최하는 백악관 환영 행사,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여 양국 경제 및 산업 협력 방안에 대하여 논의하고, 미국 정부 관계자 및 기업인들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 확대의 기회를 갖게 될 예정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 중 하나로 '2030년 원전 10기 수출'을 추진 중인 가운데 지난해 10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한수원 등을 상대로 지식재산권(IP) 소송을 제기하면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의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자신들의 원자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됐다며 이를 수출하려면 자사와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에 더해 미국 정부는 올해 초 체코 원전 사업 입찰과 관련한 한수원의 신고를 반려했습니다.

 

미국 에너지부는 반려 사유에 대해 "미 연방 규정에 따라 에너지부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미국인(미국법인)이 제출해야 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는 한국 기업인 한수원은 신고할 주체가 아니라는 의미로, 결국 웨스팅하우스와 함께 신고해야 받아주겠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 연방 규정에는 특정 원전 기술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해 외국에 이전할 때는 에너지부 허가를 받거나 신고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수원은 "미 에너지부는 미 규정에 따라 수출통제 신고는 미국 기업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한수원에 안내한 것에 불과하다"라며 "현재 한미 원전 기업 간 지적재산권 해석에 관해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소송과 중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체코 원전 수주와 관련해 2022년 11월에 체코 입찰서를 제출했으며, 현재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 공개 경쟁입찰 프로세스는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체코는 두코바니 지역에 1,200MW 이하급 가압경수로 원전 1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입찰서 평가 및 계약 협상 후 2024년까지 우선협상자 및 최종 사업자 선정, 설계 및 인허가 취득 과정을 거쳐 2029년 건설에 착수하고 2036년 상업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추가로 최대 3기의 신규 원전 건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계 각국이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형 SMR 모델 '스마트(SMART)'의 해외진출 발판이 마련됐습니다.

 

19일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캐나다 앨버타주 정부와 스마트를 포함한 한국 SMR을 앨버타주 탄소 감축에 활용하기 위한 비대면 협약을 체결했다"라며 "이번 비대면 협약식은 앨버타주에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스마트 적용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라고 밝혔습니다.

 

양측은 협약을 바탕으로 향후 스마트 건설 타당성을 확인하고 인허가 획득에 필요한 정보를 사전에 공유하는 등 스마트 활용 방안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라잔 소니 캐나다 앨버타주 장관은 "우리 주는 오일샌드 산업 및 화력 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SMR 도입 방안을 수립하고 실증 배치를 위한 전략을 추진해오고 있다"라며 "이번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협력을 통해 오일샌드 산업의 탄소 감축을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주한규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이번 상호협력 협약 체결을 계기로 스마트 해외 수출을 위해 앨버타주와의 협력 체계를 보다 공고히 하고, 실제 건설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스마트는 발전 용량이 기존 대형 원전의 10분의 1규모로 용기 하나에 원자로,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재 펌프가 모두 포함된 일체형 원자로입니다. 지난 2012년 세계 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음으로써 기술적 타당성을 인정받았으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SMR 중에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실증 배치가 가능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