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5-18 오후 1:02:45
중국 정부, 당산시에 철강 생산량 감축 지시... 국내 철강업계에 '호재'
중국 최대 철강 생산 도시인 중국 당산시 철강사들이 지방 정부의 철강 감산 규제에 따라 조강 생산량을 감축할 전망입니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글로벌 철강가격 하락, 내수 부진 등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희소식입니다.
18일 중국 철강시황 분석기관 마이스틸에 따르면 중국 당산시 내 펑난구 소재 철강사들이 지난 2021년, 2022년에 이어 올해에도 지방 정부로부터 조강 생산량을 감축하라는 공식적인 서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이들은 과거처럼 양에 치중하기 보다는 고품질 제품 생산에 주력하라는 지시도 받았습니다. 다만, 철강사들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생산 계획을 발표하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이 같은 중국의 철강 생산 억제 조치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행보인데요. 철강은 중국의 연간 탄소 배출량의 15% 가량을 차지하며, 발전소 다음으로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2030년을 정점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후, 2021년부터 철강 생산량에 대한 통제를 시작했습니다.
향후 중국 정부의 철강 감산 규제는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중국 조강 생산량이 전년 동기 대비 6.1%나 증가하면서 하반기 갈수록 각 지방 정부의 철강 감산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아직까지 지방 당국의 통지를 받지 않은 당산시 소재 기타 지역 철강사들도 추후 통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관련 업계는 향후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 감소로 국내 철강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계 철강 생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중국이 내수 안정책으로 철강 생산을 줄이게 되면 국내뿐 아니라 제3국에서도 한국 철강의 협상력이 좋아지게 되고, 저렴한 중국산 철강 제품 감소로 국내산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간 업황 부진으로 위기를 겪었던 국내 철강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개선으로 회복세를 보이며 차츰 살아날 기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료 인상, 조선사와의 후판 가격 협상 등 불확실성도 존재하고 있습니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주요 철강사들은 전분기(지난해 4분기) 대비 개선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9조 3,819억원, 영업이익 7,04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1월 포항제철소 완전 정상화와 친환경 미래 소재 매출 성장이 포스코홀딩스의 실적 개선을 이끌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을 냈던 현대제철도 조업 정상화로 전분기 대비 생산량과 제품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흑자 전환을 달성했는데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조 3,891억원, 영업이익 3,33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은 전분기와 비교해 6.8%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2분기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을 결정하면서 철강업계의 실적 회복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국내 철강 업체들은 최근 수년간 전 세계 탈탄소화 흐름에 대응해 전기로 등 친환경 탄소배출 저감 설비를 늘려왔는데요. 전기료가 인상되면서 전기로 비중이 높은 일부 철강사의 경우 수천억원에 달하는 원가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해 전력비만 6,000억~7,000억원에 달했는데, 올해 인상분까지 고려하면 8,000억원 수준으로 치솟을 전망입니다.
국내 조선사의 상반기 후판 가격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한 점도 국내 철강 산업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입니다. 올해 상반기 후판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에 이어 또 인하될 경우, 국내 철강사들은 전기요금 인상 등과 함께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보입니다.
18일 조선‧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조선사와 철강사는 상반기 후판 가격을 놓고 상반된 입장을 주장하면서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조선사 측은 "과거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철강 제품 가격을 세 차례에 걸쳐 인상한 이후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가격을 내려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고, 철강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철광석 등 후판 원자재 가격이 오른 만큼, 가격 인상을 해아한다"라고 맞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