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2-09-26 오후 3:50:02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에 연말 주담대 금리 8% 전망... 금융위기 우려까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들이 통화긴축에 나서면서 시중 금리가 치솟고 있습니다. 가파른 금리 인상 속도에 맞춰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폭을 기존 예고보다 넓힐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 연말에는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가 연 8%를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23일 기준 4.380~6.829%로 집계됐습니다. 지난달 같은 기간 금리(연 3.97~5.94%)와 비교해 상단이 0.5% 포인트 이상 올랐습니다.

 

이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공격적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반영되며 채권시장 금리가 상승한 영향인데요. 고정형 주담대 금리 산정 지표인 금융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지난 21일 연 4.46%를 기록하며, 2011년 5월 4일(4.44%) 이후 11년 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또 올해 들어서만 2% 포인트 이상 급등했습니다.

 

현재 연 7%대에 근접한 대출 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전망입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어 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 같다”라면서 “지금 시중 금리가 오르는 추세대로라면 연말에는 고정형 주담대 연 금리가 8%, 마이너스 통장은 10%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최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말 금리를 연 4.4%, 내년 말 최종 금리를 4.6% 수준으로 예측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2번 남은 FOMC 회의에서 1.25%포인트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린 뒤 내년에도 한 차례 더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영업을 영위하며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가 올해 들어 45%나 급증하고 평균 대출액도 거의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5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자영업자(개인사업자)가 전체 금융권에서 빌린 기업대출(개인사업자대출) 잔액은 올해 6월 말 현재 약 688조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15.6% 늘었고,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8.0% 증가한 수치입니다. 

 

특히, 자영업자 중에서 다중채무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데요. 지난 6월 말 기준 자영업자 다중채무자는 41만4,964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44.7%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대출 규모162조원에서 195조원으로 20.3% 불었고,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6,992만원으로 조사됐습니다.

 

문제는 일반 가계 다중채무자도 451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주요국들의 통화긴축 가속화로 다중채무자들의 상환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되면, 결국 경제·금융 위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는데, 한국은행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이에 맞춰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다중채무자의 상환 능력이 떨어질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22일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금리 상승에 따른 잠재위험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라며 "금리 상승으로 채무 상환 부담이 가중되면서 저소득·영세 자영업자, 가계 취약차주(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 과다 차입자, 한계기업 등 취약부문 중심으로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윤 의원은 "다중채무로 어려움을 겪는 차주를 방치하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면서 "정부는 이런 취약차주들의 고금리 대출을 재조정하는 데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