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6-02 오후 2:25:17

'7만전자' '10만닉스' 탈환에 반도체 소부장 업체 수혜 기대


엔비디아가 어닝랠리를 재개하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 나침반 역할을 하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상승했습니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5%(53.56) 오른 3506.74를 기록했는데요. 전일 5% 이상 급락했던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상승 반전하면서 반도체지수의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12% 오른 397.70 달러를 기록했고, 엔비디아의 급등 여파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속한 대부분의 종목들이 상승 마감했습니다.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1.31%)를 포함해 AMD(1.07%), 퀄컴(2.13%) 등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속한 30개 종목 중 26개 종목이 상승했습니다.

 

한편, 엔비디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시총 1조 달러를 다시 돌파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주가가 404 달러에 달하면 엔비디아는 반도체 기업 최초로 시총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하게 됩니다. 앞서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난달 25일과 30일 장중 한때 1조 달러 선을 터치한 바 있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미국 필라델피아 증권거래소가 1993년부터 반도체 관련 종목을 대상으로 산정·발표해 온 반도체 업종 지수로, 미국 나스닥시장과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는 회사 중 반도체 설계·제조·유통업과 관련된 16개 미국 반도체 회사의 주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반도체 업종 지수로도 인식되고 있어 전 세계 반도체 관련주들의 가격 동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며,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 나침반 역할도 하는데요. 이 지수가 떨어지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관련주들을 매도함으로써 국내 반도체 기업 주가에 영향을 미칩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NVDA(엔비디아), AMD(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 AVGO(브로드컴), INTC(인텔), MRVL(마벨 테크놀로지 그룹), TSM(타이완 반도체 매뉴팩처링 ADR), MU(마이크론 테크놀로지), QCOM(퀄컴), LRCX(램 리서치), ADI(애널로그 디바이시스), ASML 등 3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엔비디아 주가의 반등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대장주들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에 따른 반도체 훈풍으로 반도체 섹터 전반의 투심이 개선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 이후 각각 7만원, 10만원을 돌파하면서 '7만전자', '10만닉스'를 탈환했습니다. 올 들어 전 거래일까지 삼성전자는 28%, SK하이닉스는 47% 급등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반도체 소부장 업체들에 대한 수혜 기대감이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특히 올 3분기부터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사업 실적 회복이 전망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관련 소부장 업체'들이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는 3조 6840억원에 달하면서 조 단위 이익을 회복할 것으로 추정되며, SK하이닉스는 2조 4187억원의 영업손실이 예상되지만, 그 규모는 2분기 대비 1조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재 메모리 반도체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소부장주의 주가는 고점 대비 40~50%가량 하락한 상황이어서 시장 대비 초과 수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건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초과 수익을 노리는 중소형 자산운용사와 펀드매니저들은 실적이 뒷받침되는 소부장주를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소부장에도 매수세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