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2-09-27 오후 6:00:53

리튬 가격 사상 최고치... 한국 배터리·양극재 업계 수혜 기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원자재 리튬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26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리튬 가격 지표로 활용되는 탄산리튬 가격은 1kg당 489.5위안(약 9만7376원)으로 전년 평균 대비 3배 넘게 급등하며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6일 사상 처음으로 480위안 선을 돌파한 뒤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데요. 리튬은 매장량이 부족한 원재료는 아니지만, 최근 전기차 유행 등에 힘입어 수요가 폭증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풀리면서 억눌렸던 중국의 전기차 수요가 다시 커지고 리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리튬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올해 1~8월 중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9.7% 증가한 326만2000대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두 배 늘어난 600만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리튬 정제시설이 중국에 몰려 있는 것도 리튬 가격 급등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습니다. 광물 상태의 리튬을 전기차 배터리에 활용하기 위해서는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으로 정제돼야 하는데, 이를 정제하는 시설 대부분이 중국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여름 중국 중부 지방의 폭염으로 인한 정전 사태로 탄산리튬 정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생산이 줄어든 것도 리튬 가격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국 월가의 투자은행인 파이퍼샌들러는 리튬 시장의 공급 부족이 적어도 3~4년 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으며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리튬 가격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의 가격 격차가 줄면서 한국 배터리 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이 주로 생산하는 LFP 배터리한국이 주력하는 NCM배터리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는데요. 리튬 가격 상승으로 리튬 비중이 높은 LFP 배터리 제조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NCM 배터리와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NCM811과 LFP 배터리의 kWh(킬로와트시) 당 제조비용은 각각 63달러, 50달러로 26% 차이 났지만, 올 들어 리튬 가격이 폭등하면서 10%대까지 줄었습니다.

 

그간 시장에서는 테슬라와 포드, 폭스바겐 등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 배터리 탑재 계획을 밝히면서 LFP 배터리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배터리 가격 차이가 좁혀지면서 한국 배터리·양극재 업계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 "LFP 배터리는 가격이 저렴해서 채용하는 배터리이기 때문에 리튬 가격이 올라도 배터리 가격 연동이 쉽지 않다"라며 "하지만 한국 업체들이 주력하는 NCM 배터리는 원자재 가격과 배터리 가격을 연동할 수 있어 리튬 가격 상승이 국내 배터리 업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