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7-05 오후 1:47:52

중국, 갈륨∙게르마늄 수출 통제 조치... 희토류 확대 가능성


 

중국이 미국∙유럽과의 기술 전쟁이 가열됨에 따라 전자 및 반도체 제조의 핵심인 갈륨과 게르마늄 2종 금속에 대한 수출 제한을 단행했습니다. 유럽원자재동맹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갈륨의 80%, 게르마늄의 60%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3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8월 1일부터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에 따라 중국 수출업체가 갈륨 및 게르마늄 화합물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면허를 취득하고, 금속 사용처를 포함한 수입자 및 최종 사용자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중국 당국에 제출해야 합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갈륨∙게르마늄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중국의 수출 통제는 법에 따른 것이며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국가 안보 상의 이유"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중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마이크론 칩에 대한 접근을 놓고 격화되고 있는 무역 전쟁에서 미국, 유럽 등 여러 나라에 대한 경고이자 기술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미국 컨설팅 업체 유라시아 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목표 범위를 고려할 때 글로벌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라고 지적하면서 "미국, 일본, 네덜란드 등의 국가에 중국이 보복 옵션이 있음을 상기시켜 고급 칩과 도구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더 이상 제한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중국은 지난 5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금지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사의 반도체 칩 구매를 금지했고, 이에 미국은 네덜란드 ASML의 노광장비 수출을 9월부터 추가 제한하기로 하는 등 양국의 반도체 생산을 둘러싼 무역 전쟁이 해마다 격화되고 있습니다.

 

갈륨(Gallium)과 게르마늄(Germanium)은 반도체를 포함해 전자, 통신,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갈륨 사용처

1. 반도체 소재: 비소갈륨 화합물, 질소갈륨 화합물로 만들어진 반도체 소자들은 전력 증폭기, 전자 소자, 레이저 다이오드, 광원 발광 다이오드(LED) 등에서 사용됩니다.

2. 광전자 소재: 갈륨은 효과적인 광전자 소재로, 태양광 전지의 생산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3. 합금: 갈륨을 추가하면 알루미늄, 마그네슘, 아연과 같은 금속의 내식성이 향상되며, 강도와 연성도 향상됩니다.

 

◆게르마늄 사용처

1. 반도체 소재: 게르마늄은 실리콘과 함께 반도체 소재로 널리 사용되며, 전자 제품과 통신 기기, 적외선 검출기 등에서 활용됩니다.

2. 광섬유 케이블: 게르마늄은 광섬유 케이블의 핵심 소재인 석영 유리에 도핑되어 사용되며, 이로 인해 신호 감쇠를 줄이고 전송 효율을 높입니다.

3. 태양광 전지: 게르마늄은 태양광 전지 생산에 사용되는 소재로, 이를 활용한 전지 패널은 고효율과 안정성을 제공합니다.

 

 

중국이 갈륨, 게르마늄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를 내리면서 우리 정부도 국내 주요 기업과 긴급 점검에 나섰습니다. 현재 갈륨과 게르마늄이 국내 반도체 주요 공정에서 직접적으로 사용되지 않고 있어 당장 급박한 영향은 없다는 설명입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 이하 산업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관련 기업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공급망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중국의 갈륨‧게르마늄 수출통제(8. 1일 시행)에 따른 국내 공급망 영향을 점검했는데요.

 

관련 업계는 전반적으로 단기간 수급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갈륨의 경우 반도체 분야에서 주로 미래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용 등으로 사용 중이어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고,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유기 발광 다이오드(OLED) 등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어 영향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재 중국 외 미국 등에서도 수입 중이어서 대체가 가능하며, 재고도 충분히 확보돼 있어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도체 공정용 가스 생산 등에 사용되는 게르마늄의 경우에도 국내 업계는 대체 가스를 사용 중인 데다가 수입처 다변화도 가능해 문제없다는 입장입니다.

 

◆중국의 수출통제 장기화 및 희토류 등 수출품목 확대 우려

다만, 문제는 중국의 수출통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는 데 있습니다. 이번 조치의 단기간 수급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수급 애로가 계속될 경우 반도체 차세대 공급망 전환에 차질이 생기는 등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중 갈등 장기화로 중국의 수출 통제가 희토류 등 다른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면서 글로벌 광물 공급망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중국은 전 세계 희토류 생산과 공급을 장악하고 있어, 무역 분쟁이 발생할 경우 희토류 수출 규제 카드를 활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에 국내 기업들이 중국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차전지 주요 소재인 리튬, 코발트, 망간, 희토류 등 핵심광물 전반에 대한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특히 희토류 의존도는 54%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