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9-19 오후 2:46:05

국내 원전수출 길 '활짝' 열린다... 웨스팅하우스 제기 'APR 1400' 소송 '각하'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제기한 소송이 미국 법원에 의해 각하되면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원전수출 길이 열릴 전망입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웨스팅하우스가 제기한 소송에 대해 "웨스팅하우스는 수출통제 규정(제810절)을 집행하는 데 있어서 소송을 제기할 권한이 없다"라며 각하 판결을 내렸는데요. 이번 판결에서 법원은 해당 규정의 집행 권한은 미 법무부 장관에게 있기 때문에 민간 기업인 웨스팅하우스는 소송을 통해 권리를 주장할 권한이 없다는 한수원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미국 연방 규정 제10장 제810절을 근거로 지난해 10월 한수원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웨스팅하우스는 "한수원이 폴란드와 체코 등에 수출 계획 중인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자신들의 원자로 시스템을 기반으로 개발됐다"라며 "이를 수출하려면 자사와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번 판결로 한수원의 외부 리스크 요인이 줄어들면서 향후 수주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한수원은 해외 원전 사업으로 △체코 투코바니 지역에 1,200MW 이하 원전 1기 건설 △이집트 엘다바 원전부지에 1,200MW 4기(VVER노형) 2차측 건설 △폴란드 퐁트누프 부지에 APR1400 건설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루마니아, 네덜란드, 슬로베니아, 카자흐스탄, 필리핀 등 다양한 국가 신규원전사업도 계획 중에 있습니다.

 

다만 양측 분쟁의 핵심 쟁점인 'APR1400 원전 기술'에 대해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아 웨스팅하우스가 다른 경로를 통해 문제 제기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수원은 해당 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웨스팅하우스는 자신들의 기술임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원전설비 수요 증가에 발맞춰 정부가 원전 수출 활성화를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습니다. 정부는 원전 공기업과 협력업체 간 동반 진출을 확대하는 동시에 공기업 수주에 의존하지 않는 독립적인 원전설비 수출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산업부는 최근 원전설비 수출기업 100개 사 육성을 목표로 '원전 중소·중견기업 수출 첫걸음 프로그램'을 공고했는데요. 해당 프로그램은 수출경험은 없으나, 수출 잠재력을 갖춘 유망기업을 선정하고 수출 전 단계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기업 당 지원 규모는 연간 최대 4억원(5년간 총 20억원)이며, 기존 사업과 달리 한수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원전수출산업협회, 원자력협력재단, 무역보험공사 등 5개 기관들이 각자 운영해온 30개의 수출 지원 사업을 종합 패키지로 제공합니다. 해당 기관들은 참여 기업의 여건에 맞게 30개 사업 중 최적의 지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시장조사부터 수출전략 수립, 품질인증 획득, 마케팅, 계약체결·납품까지 모든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우선 산업부는 올해 기술력, 수출 준비도, 추진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10개 사를 우선 선정하고 그 규모를 점차 늘려갈 계획인데요. 궁극적으로는 지난해 기준 독자수출 경험을 보유한 40개 사에 더해 오는 2027년까지 신규 수출기업 60개 사 추가 육성해 100개 사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승렬 원전산업정책국장은 "그간 여러 기관들이 다양한 지원제도를 개별적으로 운영하면서 원전설비 수출성과로 이어지는데 다소 한계가 있었다"라면서 "이번 지원 프로그램 통해 2027년까지 원전설비 수출기업 100개사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