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9-27 오후 2:23:49
이재명 영장실질심사 결과 '구속영장 기각'... 한 장관 "무죄 의미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오늘(27일) 새벽 결국 기각됐습니다. 법원은 증거 인멸에 대한 우려가 없고, 이재명 대표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과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렵다"라며 영장을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로 인해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영장심사 결과를 기다리던 이재명 대표는 풀려놨습니다.
법원은 이번 영장실질심사에서 검찰이 제기한 위증 교사와 백현동 특혜 개발,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등 세 가지 혐의에 대한 심문을 진행했는데요. 그 결과 유창훈 부장판사는 위증 교사 혐의 외에 다른 두 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유 부장판사는 '백현동 특혜 개발' 사건의 경우 이재명 대표의 관여가 의심스럽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고,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도 핵심 관련자인 이화영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했을 때, 이재명 대표의 인식이나 공모 여부, 관여 정도 등에 있어서 여전히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봤습니다.
또한 유 부장판사는 세 가지 혐의 모두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정했습니다. 특히 대북송금 혐의와 관련해 그는 "이화영의 진술과 관련해 피의자의 주변 인물들이 부적절하게 개입한 정황은 의심되나, 피의자가 직접적으로 개입했다고 단정할 만한 자료는 부족하다"라면서 "별건 재판에 출석하고 있는 피의자의 상황 및 정당의 현직 대표로서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영장실질심사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라고 불리며, 검사로부터 구속영장의 청구를 받은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기 전에 피의자를 직접 심문하여 구속 사유를 판단하는 제도입니다.
무분별한 구속 수사 관행을 막기 위해 1997년 1월 1일 형사소송법 개정 때 도입됐으며, 헌법에 명시된 불구속 수사와 피의자 인권보호 원칙을 기초로, 구속 기로에 놓인 피의자가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다만, 영장실질심사는 유·무죄에 대한 재판이 아닌 구속 여부를 결정하는 재판이므로, 영장이 기각된 경우에도 검사에 의하여 기소가 되면 재판을 거쳐 유·무죄 또는 실형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즉, 영장실질심사의 결과는 사건의 종국적인 결정과는 무관합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27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법원의 결정이 이재명 대표가 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라며 "영장실질심사는 수사 과정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는데요.
이어 한 장관은 검찰이 앞으로도 공정한 수사를 진행할 것임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정치인이 범죄를 저지른다고 해서 사법이 정치가 되는 건 아니고 그래서도 안 된다"라며 "검찰은 그동안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수사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며, (남은 수사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야권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무리한 수사' 지적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사안으로 21명이 이미 구속됐다"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한 수사'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국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아울러 한 장관은 구속영장 기각으로 인해 수사 동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그는 "범죄 수사의 목적은 진실을 밝혀 책임져야 할 자가 책임지게 하는 것"이라며 "수사 동력은 우리 수사 시스템 자체로 충분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국민의힘도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에 대해 "결국 법원이 개딸(이재명 대표 극성지지자)에 굴복했다"라며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추상같이 엄중해야 할 법원이 판단이 고작 한 정치인을 맹종하는 극렬 지지층에 의해 휘둘렸다"라며 "그런 점에서 오늘 결정은 두고두고 법원의 오점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