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10-04 오후 2:23:38

디지털화폐 도입 속도내나... 한국은행, 금융당국과 'CBDC 활용성 테스트' 추진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한은은 미래 통화 인프라 구축을 위해 금융당국과 CBDC 활용 테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4일 한국은행은 이번 달부터 내년 말까지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CBDC 활용성 테스트'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는데요. CBDC 활용성 테스트는 개인의 지급결제에 사용되는 '소매용'이 아닌 금융기관 간 자금거래 및 최종 결제 등에 쓰이는 '기관용' CBDC를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번 테스트에서 한은은 국제결제은행(BSI)과 협력해 예금 토큰, 이머니 토큰 등 다양한 지급수단을 아우르는 새로운 설계모델(CBDC 네트워크)을 제시하고, 내년 4분기에는 개념검증과 같은 가상환경에서 이뤄지는 기술 실험뿐 아니라 일반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 새로운 디지털 지급수단의 효용을 체험할 수 있는 실거래 테스트도 제한적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한은 측은 "이번 테스트에서 IT 기술 발전을 반영한 미래 통화 인프라의 시범모형을 제시함으로써 기존의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다양한 혁신적 지급 및 금융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토큰 증권 등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금융상품이 보다 안전한 지급수단을 통해 효율적으로 거래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그동안 한은은 CBDC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을 적극 추진해 왔는데요. 지난 2021년 8월부터 10개월 간 CBDC 발행의 기술적 기반 확보를 위한 모의실험 실시를 완료했으며, 올해 5월에는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삼성전자와 오프라인 CBDC 기술연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습니다.

 

세계의 주요 중앙은행들이 CBDC 개발 및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국제결제은행(BIS)이 최근 3개 중앙은행과 함께 진행한 CBDC 실험을 성공적으로 완료했습니다.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BIS는 프랑스, ​​싱가포르, 스위스 중앙은행 등과 협력해 CBDC를 통한 국가 간 거래와 결제의 효율성을 검증하는 프로젝트 마리아나(Project Mariana)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해당 프로젝트에서 BIS는 탈중앙화 금융(DeFi) 기술을 활용해 가상 유로, 싱가포르 달러, 스위스 프랑 등 기관용 CBDC 통화의 국경 간 거래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BIS 측은 "마리아나 프로젝트는 단지 실험적인 단계일 뿐"이라고 경고하면서 "관련 국가 중 어느 나라도 실제로 CBDC를 발행하거나 DeFi 기술을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에마누엘레 아수안 프랑스은행 금융안정 및 운영담당 사무총장은 "마리아나는 여러 측면에서 매우 혁신적인 실험이었다"라면서 "우리는 각 관할권의 CBDC가 발행되는 지역 플랫폼과 상호 운용 가능한 글로벌 네트워크에서 다중 CBDC를 교환할 수 있는 실용적인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는 미래에 국경 간 결제 기능의 선구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한편, 프랑스은행에 따르면 유럽연합(EU)도 유로의 디지털화를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라우 프랑스은행 총재는 파리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유로시스템은 첫 번째 유형의 토큰화된 CBDC 발행을 포함하여 중앙은행 자금 결제를 위한 새로운 기술을 탐색하기 시작했다"라며 "적격성 기준과 관심 요청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발표될 것이며, 내년부터 실제 거래에 대한 시험을 포함한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