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2-10-11 오전 11:20:12

미중 갈등 격화... 중국 관영매체 "미국에 희토류 수출 통제" 주장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분야 수출 통제를 강화한 가운데 중국에서 미국 무기에 사용되는 중국산 희토류의 수출을 통제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지난 8월 미국 국방부가 부품에 중국산 사마륨-코발(희토류 합금 일종)가 사용됐다는 이유로 미국 방산업체 록히드마틴의 F 35 스텔스전투기 인수를 중단한 사건과 관련해 중국 관영매체가 미국 무기에 쓰이는 중국산 희토류의 수출을 통제하자고 나선 것입니다. 

 

10일(이하 현지시간)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산하 <글로벌타임스>는 "미군은 중국산 희토류 제품에 대한 의존도를 드러냈다"라며 "중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이러한 전략적 물자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 분석가들의 견해"라고 보도했습니다.

 

국유기업인 중국 희토그룹은 <글로벌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F 35 스텔스전투기에 탑재돼 논란이 된 사마륨 코발트를 추출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라며 "이런 터에 어떻게 미국이 전투기에 중국산 희토류 제품을 배제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사마륨-코발트는 7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베이징의 군사 전문가 웨이둥쉬는 "희토류 없이는 많은 선진 무기·장비의 연구·개발과 생산이 불가능하다"라며 "미국이 중국을 위협하는 군사 목적으로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희토류 제품의 수출에 더 엄격한 통제를 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7일 고성능 인공지능(AI) 학습용 반도체와 중국의 슈퍼컴퓨터에 사용되는 특정 반도체 칩을 중국에 수출할 경우 허가를 받도록 하는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등으로 세계 주요국들이 자원들을 무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리튬·희토류 등 주요 광물의 '자원개발률'은 급감하면서 제2의 요소수 사태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자원개발률이란 자원의 전체 수입량 대비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확보한 자원량의 비율인데요. 지난 5년간 국내 수요는 급증한 반면 자원개발률은 감소하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아지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운천 의원 한국광해광업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기차 등 탄소중립에 필수인 '신전략광물(리튬·희토류)'의 자원개발률이 지난해 2.4%로 감소했습니다. 지난 2013년 9.6%까지 끌어올렸지만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희토류 자원개발률2014년까지 24.9%로 꾸준히 증가하다 2015년 3하락세로 전환, 최근 5년간 1%대 머물다 지난해 0.2%까지 추락했습니다.

 

반면 리튬·희토류 국내 수요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2017년 2만7810톤에 불과했던 리튬 국내 수요는 2021년 9만4910톤으로 241%나 늘었고 같은 기간 희토류 수요는 21% 증가했습니다.

 

이에 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특정 국가 수입 의존율이 높아지면서 제2의 요소수 사태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정 의원은 "자원 무기화 시대, 제2의 요소수 사태를 막으려면 공급원 다변화, 비축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리튬의 86.3%는 칠레에서, 희토류 71.6%는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