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2-11-23 오전 11:51:33

HMM 민영화 '속도'... 산업은행 HMM 지분 매각 추진


KDB산업은행(산은)이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 HMM의 조기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산은은 HMM의 최대주주로 지분 20.6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HMM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잠재 인수 후보군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 시장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류기업 판토스를 보유한 범LG가 LX그룹과 경영권 매각을 위해 접촉했고, 현대글로비스 포스코 CJ그룹 등과도 접촉했거나 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산은 관계자는 "HMM 매각에 앞서 시장 상황을 파악하는 수준에서 복수의 기업과 접촉해 매수 의향 등을 얘기했다"라며 "시장 상황을 바탕으로 향후 매각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매각 자체가) 산은 단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정부와 협의한 후 구체적인 매각 계획을 수립, 결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관련 업계는 HMM의 경영 여건이 개선된 점을 고려할 때 해운업황이 더 나빠지기 전에 산은 등이 지분 매각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데요. 산은이 HMM을 매각할 경우 HMM의 민영화가 급물살을 탈 전망입니다. 현재 HMM은 산은 이외에도 한국해양진흥공사(19.96%), 신용보증기금(5.02%) 등 공공기관이 주요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

 

한편, 현재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 포스코그룹, SM그룹, LX그룹 등이 잠재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HMM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해운 운임이 급락 추세를 보이면서 HMM의 4분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HMM의 매각 적기를 놓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정부는 내실 있는 민영화를 위해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4분기 실적을 매출액 3조5749억원, 영업이익 1조43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20%, 47%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HMM은 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42.1% 감소하고, 2023년 실적은 큰 폭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는 4분기 평균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46.4% 내린 1758.5포인트를 기록하고 있고, 운임 하락 추세가 연말부터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HMM의 실적 하락 전망과 시장의 우려에도 정부는 해운 운임 등 단편적인 잣대를 가지고 성급하게 매각하기보다 '내실 있는 민영화' 원칙을 지키며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달 초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HMM 매각은 여러 가지 상황을 살피면서 우리나라 해운 업체가 제대로 된 주인을 찾아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 해수부의 생각"이라며 "해운시황과 해운운임 환경, 경제 시황 등을 본 뒤 결정해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