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이슈] 2023-04-19 오후 2:10:38

구리 가격 내년 사상 최고치 전망... "1만 달러 대 돌파"


글로벌 시장 침체 우려에도 구리 가격이 강세입니다. 세계 경제 지표인 구리 가격은 보통 실물 경제 전망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면서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하락하는데, 재고량 및 공급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구리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원자재이며, 송전, 공장설비, 건축자재, 기계장비, 자동차, 해운 등 제조업 전반에 재료로 사용됩니다.

 

19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구리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46% 오른 t당 9,004.40달러에 마감했는데요. 이달 초 하락세를 보이던 구리 가격은 지난 4일 최저가를 찍고 반등한 뒤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구리 가격 상승세는 구리 재고량은 하락하고 채굴 공급량은 천천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리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향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재고가 최근 5만t 수준으로 18년 만에 최소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재고량은 세계 1주 일치 수요도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세계 최대 선물거래소 CME 그룹에 따르면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구리 재고도 2015년 초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며, 구리 채굴 공급량은 1994년 이후 다른 산업용 금속(철광석, 알루미늄, 강철)보다 훨씬 더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더해 중국을 중심으로 구리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보이면서 내년 구리 가격을 더욱 끌어올릴 전망입니다. 지난해 중국은 코로나19 봉쇄 조치와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구리 가격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는데요. 올해부터 중국 정부의 팬데믹 제한 조치 해제와 부동산시장 부흥 정책 등으로 중국 성장이 가속화되면 구리 수요가 반등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에릭 놀란드 CME 그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구리 가격은 중국의 성장률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지만, 1년 이상의 시차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라며 "올해 중국 성장 가속화가 이뤄지더라도 구리 가격에 완전히 반영되려면 2024년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니콜라스 스노든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리오프닝으로 구리 수요가 2020년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경우, 구리 수요는 500kt(킬로톤)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리 공급부족 문제가 이어지면서 내년 구리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내년 구리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는데요. 골드만삭스는 2024년 구리 가격 전망치를 기존 t당 9,000달러에서 1만 1,000달러로 올렸고, 같은 기간 평균 가격 전망치도 t당 9,750달러에서 1만 2,000달러로 상향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구리의 공급 증가량 예상치를 봤을 때 2024년부터 공급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저탄소·녹색전환 추세로 인한 구리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수요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기업들이 새로운 구리 광산을 건설하기 어려워지면서 앞으로 10년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골드만삭스는 "광업이 물, 토지, 생물 다양성 및 배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환경파괴 우려를 떠안고 있다"라며 "이에 각국 정부는 광산 운영에 대한 계획을 철회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밖에 마이클 위드메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애널리스트는 공급 부족과 중국의 수요 증가 등으로 구리 가격이 내년 t당 1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티나 텅 코인마켓캡 시장 애널리스트도 "구리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중국 재개방으로 인한 수요 증가는 구리 가격을 더 높이 끌어올릴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버트 에드워즈 CRU 그룹 수석컨설턴트는 "광산업체들이 대규모 신규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에 2026~2027년 구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